자율주행 배송 로봇이 건물 밖으로 나와 건널목을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기아는 9일 경기 의왕 부곡파출소 앞 건널목에서 시연한 ‘자율주행 배송 로봇 횡단보도 주행 실증 시연’에서 그룹이 개발한 로봇이 횡단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연은 현대차∙기아의 자율주행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DAL-e Delivery)가 교통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신호 정보를 인식하고,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횡단하는 시나리오로 구성됐다.
지난해 ‘도로교통법’과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이 개정·시행됨에 따라 운행안전인증을 받고 보험에 가입한 실외 이동로봇은 보행자와 같은 권리를 갖게 됐다.
이날 실증은 관련법 개정 이후 로봇이 교통신호 정보를 활용해 횡단보도를 건너는 최초의 시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정부 차원의 실시간 교통신호 정보 공유 체계가 가동됨에 따라, 이번 실증을 시작으로 전국 어디서든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실외 배송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기술 시연을 위해 로보틱스랩의 로봇 관제시스템과 경찰청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교통신호 수집제공 시스템’을 연계하고, 교통 신호에 맞춰 로봇을 제어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마쳤다.
이 기능은 관제시스템이 연동된 교통 신호 정보를 기반으로 신호등의 점멸 순서와 대기 시간 등을 미리 연산해 이동 시간 단축을 위한 최적의 경로를 로봇에게 안내한다. 또 로봇은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 또는 장애물을 회피하고 관제시스템의 지시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넌다.
로봇 관제시스템은 복수의 로봇도 다중으로 관제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고 한다. 여러 대의 로봇이 동시에 교차로를 횡단할 수 있는 등 로봇 이동 동선의 확장이 가능하다.
현대차∙기아의 자율주행 배송로봇 달이 딜리버리에는 신호 정보 연동 외에도 로봇에 탑재된 인공지능(AI)비전 기술을 활용해 현장 신호정보를 자체적으로 한 차례 더 확인하는 기술도 들어있다. 신호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로봇 스스로 현장 신호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관계자는 “로봇 지능 사회 구축을 위해서는 기반 인프라의 구축이 필수”라며 “정부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누구나 안전하게 로봇 기술을 이용하고, 사회적 편의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