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회장 “법 개정 전 산업은행 부산 이전 효과…‘남부권 본부’ 설치”

김지혜 기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영·호남 지역에 산은의 ‘남부권 본부’를 설치해 법 개정 전에 실질적인 부산 이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열고 “부울경 중심의 남부권을 경제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산업은행법 개정 전에라도 실질적인 (부산) 이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은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기 위한 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으나, 법안 처리 여부는 불투명하다.

강 회장은 “영·호남 지역 혁신생태계 구축과 녹색금융을 총괄하는 ‘남부권투자금융본부’를 조속히 신설하겠다”면서 “조직 개편이 완료되면 올해 하반기에 인사이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이전을 두러싼 내부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 결정에 대해 직원이 거부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접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강 회장은 산은이 첨단 전략산업에 10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공급하는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의 구상도 공개했다. 산은은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첨단전략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라 2027년까지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등 첨단전략 산업에 대해 10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산은은 이를 통해 전 산업에 걸쳐 연간 80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4조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 14만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같은 기획을 실현하기 위해선 산은의 자본금 확충이 필수라고 강 회장은 강조했다. 산은의 법정자본금은 2014년 30조원으로 설정된 이후 10년째 유지되고 있다. 현재 산은 자본금은 26조원으로 반도체 산업지원을 위한 증자 예정액 등을 감안하면 올해 남은 한도는 2조원이다. 강 회장은 “산은법 개정을 통해 법정자본금 한도를 60조원 수준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 확충을 위해 정부에 대한 배당을 일정 기간 유보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강 회장은 “독일의 정책금융기관 KfW처럼 정부에 배당을 하지 않고 순이익 전부를 유보해 정책금융에 재투자한다면 장기적으로 매년 3조원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기반이 될 수 있다”면서 “3년만이라도 정부 배당을 유보하면 약 1조5000억원의 자본금이 증액돼 15조원 정도 대출여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산은은 2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역대 최대인 8781억원의 배당금을 정부에 지급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매각을 추진했다 협상이 결렬된 HMM 재매각 계획은 현재 없다고 밝혔다. 거듭 매각에 실패한 KDB생명에 대해서는 “아픈 손가락 중에 정말 아픈 손가락”이라며 “KDB생명 지분을 보유한 사모펀드가 내년 2월에 만기가 되는 만큼 현재는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최종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구주에 대한 100대 1 감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이전 채권에 대한 출자 전환, 워크아웃 이후 지원액에 대한 영구채 전환 등을 의결했다. 강 회장은 태영건설에 대해 “이달 내로 자본이 플러스로 전환될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주식을 재상장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가능하면 3년 내 성공적인 워크아웃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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