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떨어졌던 계란 가격이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살충제에 놀란 소비자 심리가 위축돼 있기는 하지만,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석이 다가오면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계란 가격조사를 보면, 22일 중품 특란 30개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7431원이었다. 지난 18일의 7358원에 비하면 소폭(1%) 상승한 것이다. 지역에 따라 부산에서는 최고 8900원에 팔리는 등 8000원을 넘어 9000원에 육박한 곳도 있고, 6500원 선에 거래된 곳도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살충제 파동이 본격화한 지난 15·16·17일에는 계란 가격을 조사하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5일 모든 산지 계란의 신규 출하를 중단시키는 등 조치를 취하면서 계란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을 고려한 것이다.
이후 처음 발표된 지난 18일 계란 소매가는 7358원으로 살충제 파동 직전인 14일의 7595원에 비해 237원 떨어졌지만, 계란 유통이 어느 정도 정상을 되찾은 21일 7445원으로 올랐다. 현재의 계란 가격은 1년 전(5350원)에 비해서는 42%, 평년 평균(5552원)에 비해서는 36.8% 비싼 상황이다.
관심은 계란 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로 쏠린다. 시장에서는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살충제 파동의 충격으로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못하지만, 정부가 21일 “살충제 성분이 들어 있는 계란을 장기간 먹더라도 건강에는 큰 해가 없다”고 밝힌 이후 상당수 국민이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요가 다시 회복될 여건이 형성돼가고 있다는 얘기다.
계란 공급량은 지난해 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크게 감소한 상태에서 이번 살충제 파동으로 더 줄어들게 됐다. 정부는 1239개 계란 농가 가운데 이번 전수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1190개(95.7%) 농장만 시중 유통을 허용했다. 이번 파동으로 계란 공급량의 4.3%가 당장 줄어들게 생겼다.
결국 수요가 늘어나는 추석을 앞두고 계란 공급이 줄어든 상태에서 살충제 파동으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어 계란 가격은 앞으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계란유통업을 하는 김모씨(48·서울 은평구)는 “이번 파동 전부터 추석을 앞둔 시점에 계란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공급되는 계란의 절대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