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은 몸의 양식, 책은 마음의 양식"...서울에서 ‘책빵’을 연 동네빵집 성심당 이야기

윤희일 선임기자

“빵이 몸의 양식이라면,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우리는 그래서 ‘책빵’을 추구합니다.”

성심당 임영진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성심당이 그동안 낸 책을 소개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성심당 임영진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성심당이 그동안 낸 책을 소개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책빵’이라니 이게 도대체 뭔가. 물어봤다. 책과 빵을 함께 만 날 수 있는 곳, 책과 빵을 함께 파는 곳을 뜻한다고 했다. 이런 대답을 내놓은 사람은 대전의 ‘동네빵집’으로 유명한 성심당의 임영진 대표(65). 그는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책과 빵으로 꾸며진 ‘성심당 책빵’을 냈다. 지난 22일 책빵에서 만난 임 대표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빵과 책은 우리 곁에서 사라지지 않고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손의 촉각, 혀의 미각, 코의 후각 등을 총동원해 먹는 빵은 그 자체가 아날로그의 정수라고 할 수 있지요. 앞으로도 이걸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봅니다. 책도 마찬가지죠. 종이책 말입니다. 요즘 전자책이니 오디오북이니 다른 유형의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손으로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는 종이책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빵과 책은 어떤 면에서 운명공동체라고 할 수 있지요. 그 빵의 가치, 책의 가치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멀리 서울까지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성심당은 ‘책 내는 빵집’으로 유명하다. 임 대표는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 <성심당 케익부띠끄 클래식 레시피 60>, <뚜띠의 모험>, <빵 더하기 빵 더하기 빵빵빵> 등 2016년 이후 펴낸 책을 이번 ‘책빵’에 내놨다. 또 성심당 직원들이 주변사람들과 나눈 사랑이야기를 담은 <사랑의 성심인, 사랑의 참피언>도 출품했다.

성심당이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 출품한 책. 성심당 제공

성심당이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 출품한 책. 성심당 제공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은 작가 김태훈씨가 성심당이 지켜온 정신과 지역문화의 가치를 심층 취재해 정리한 책이다. <성심당 케익부띠끄 클래식 레시피 60>은 성심당이 파는 케익을 비롯해 푸딩, 마카롱, 타르트 등 인기 제품들의 레시피를 일반에 공개해 화제가 된 책이다. 성심당 케익부띠끄의 안종섭 총괄 셰프가 쓴 이 책은 제빵업계 종사자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힌다. <뚜띠의 모험>, <빵 더하기 빵 더하기 빵빵빵>은 빵을 주제로 완성한 그림책으로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로부터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임 대표는 이번 ‘책빵’, 공식명칭으로 이야기 하면 ‘책 내는 빵집, 책×성심당’이라는 코너에 이들 책을 내놨다.

성심당의 김미진 이사가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을 소개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성심당의 김미진 이사가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을 소개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임 대표는 그동안 대전을, 아니 대전만을 고집했다. 서울의 주요 대형백화점들로부터 서울에 올라와 점포를 내달라는 요청을 여러차례 받았지만, 그때마다 ‘대전을 지키겠다’, ‘대전에서 지역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면서 서울 입성을 끝내 고사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서울에서 열리는 ‘책 잔치’에 맞춰 기꺼히 ‘서울 나들이’를 감행한 것이다.

임 대표는 책과 빵의 가치에 하나 덧붙여 ‘지역문화의 가치’를 서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대전이라는 지방도시에서 지역민들과 함께 지켜온 문화의 가치를 다른 지역사람들과도 나누고 싶다는 생각도 컸어요. 그래서 도서전을 계기로 서울 사람들, 전국의 사람들을 만나러 온 겁니다.”

성심당 임영진 대표(오른쪽)가 그림책 <뚜띠의 모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성심당 임영진 대표(오른쪽)가 그림책 <뚜띠의 모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임 대표는 이번 도서전에 책을 내놓으면서 대표 빵인 ‘튀소(튀김소보고)’와 ‘명란바케트’ 등을 맛볼 수 있는 ‘팝업스토어’도 열었다. 이 팝업스토어는 대전에나 가야만 먹을 수 있는 ‘튀소’ 등을 서울에서 먹어볼 수 있는 드문 기회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몰렸다. 도서전 전시장 안에 만들어진 성심당 팝업스토어 앞에 성심당 빵 맛을 보려는 사람들로 기다란 줄이 만들어지면서 일부 손님들 사이에서는 “‘서울국제튀소전’에 온 느낌”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임 대표는, 빵집은 단지 빵만 파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빵집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고, 때로는 지식도 나누는 장소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서울 나들이는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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