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공포 탈출하려다 디플레이션 오면 어쩌나읽음

박상영 기자

기후변화 탓 전력·식량난까지 겹쳐…글로벌 물가 지속적 상승세

각국 중앙은행, 인플레 차단 위해 금리 인상 땐…경기 회복 악영향

<b>샤넬, 1인 1년 1점 ‘구매 제한’</b>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지난 1일부터 ‘타임리스 클래식 플랩백’과 ‘코코핸들 핸드백’ 라인 제품을 한 사람당 1년에 1점씩 살 수 있도록 국내 일부 상품의 1인당 구매가능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시내 샤넬 매장에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샤넬, 1인 1년 1점 ‘구매 제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지난 1일부터 ‘타임리스 클래식 플랩백’과 ‘코코핸들 핸드백’ 라인 제품을 한 사람당 1년에 1점씩 살 수 있도록 국내 일부 상품의 1인당 구매가능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시내 샤넬 매장에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경기 둔화가 빠르게 가시화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을 점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돈줄을 조이려는 중앙은행의 움직임이 빨라질 경우 통화량 축소에 의해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장기간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전체 회원국들의 올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4.3% 올랐다. 1월에 1.5%였던 물가상승률은 3월 2%대, 4~5월 3%대를 거쳐 6월 4.0%, 7월 4.2% 등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 급등은 2008년 9월 이후 약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보인 에너지가격(18.0%) 상승 영향이 크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 증산 요구 거부 등 공급 측 요인뿐 아니라 저탄소로의 전환을 위한 정책 비용에 기후변화 현상까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고 분석했다.

전력의 약 16%를 풍력에 의존하는 유럽은 무더위와 건조한 기후 탓에 예년보다 바람이 불지 않아 천연가스 발전소 가동률을 높였다. 여기에 탄소배출권 비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전기요금은 가파르게 올랐다. 전력의 약 68%를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중국도 호주와의 분쟁 중에 탄소중립 정책까지 밀어붙이면서 전력난에 직면하자 전기요금을 최대 20% 인상하는 방안을 허용했다.

기후변화 여파는 식량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곡물가격은 주요 수출국의 작황 부진으로 1년 전보다 27.3% 상승하면서 9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0.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9월 130.4포인트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브라질에서 100년래 최악의 가뭄과 서리가 내리면서 설탕가격도 53.5% 올랐다. 여기에 바이오디젤에 쓰이는 팜유 선물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점도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추진한 낮은 금리와 자금 조달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정부의 확장적인 재정정책 기조가 점차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더한다”고 말했다.

돈줄을 조이려는 중앙은행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자칫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금리가 올라갈 경우 경기도 꺾이고 자산시장 가격도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경기가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에는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0.75%로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 관련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연내 마지막 금통위가 열리는 11월에는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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