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년간 내부 감찰로 형사처벌 '0건'...금감원 '제식구 감싸기' 징계

정원식 기자
[단독]5년간 내부 감찰로 형사처벌 '0건'...금감원 '제식구 감싸기' 징계

금융감독원이 내부 감찰에 의해 적발된 비위에 대해 외부기관에 의해 적발된 비위보다 관대한 처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내부 징계가 ‘제식구 감싸기’로 흘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이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와 함께 금감원 직무 감찰 및 징계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6년~2021년 8월까지 금감원 직원 징계는 총 32건이다. 이 가운데 절반인 16건은 금감원 내부 직무감찰로 적발된 것이고 나머지 16건은 감사원 등 외부기관이 적발한 것이다.

32건의 징계처분 중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는 7건으로, 모두 외부기관에 의해 적발된 경우였다.

징계 사유가 동일한 경우 내부 직무감찰에 의해 적발된 비위는 외부기관에 의해 적발된 경우보다 징계 수위가 낮았다. 2018년 11월 금감원 직원 5명이 ‘금융투자상품 차명 거래 등’으로 징계를 받았는데 외부기관에 의해 적발된 4건에 대해서는 ‘감봉’ 처분과 함께 벌금 300만원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반면, 내부 적발된 1건은 형사처벌 없이 ‘정직’ 징계에 그쳤다.

징계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징계가 경감된 사례도 있다. 금감원은 2019년 8월 라임자산운용 관련 문건을 빼돌려 김모 전 금감원 팀장(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넘긴 금감원 직원 A씨에 대해 ‘비밀엄수 위반’ 이유로 지난해 10월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 처분을 내렸다. A씨가 김모 전 팀장에게 내부 문건을 전달한 장소 중 한 곳이 강남 룸살롱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접대’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감원 감찰과는 A씨에 대해 중징계인 ‘정직’ 판단을 내렸으나 인사윤리위원회에서 ‘견책’으로 감경됐고, 최종적으로 금감원장이 경징계인 감봉 처분을 내렸다.

금감원의 직무감찰과 자체 감사에 대한 외부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감사원이 법에 따라 매년 실시하는 ‘자체감사활동심사’에 따르면, 금감원은 2019년과 2020년에 잇따라 C등급을 받았다. 앞서 2018년에는 한 단계 더 낮은 D등급을 받았다.

배진교 의원은 “내부 직무감찰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감원의 금융감독 기능도 신뢰받을 수 없다”며 “금감원은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내부감찰기구를 구성하고 부동산 관련 국가기관에 준하는 수준으로 이해충돌을 규율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등 내부에서부터 공직윤리 확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사의뢰는 엄격한 혐의입증이 필요하고 개연성 또는 정황만으로 수사의뢰를 할 경우 수사의뢰 사안이 대폭 증가해 오히려 감찰기능이 형해화될 우려가 존재한다”면서 “라임 사태와 관련해 김모 전 팀장(전 청와대 행정관)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지난해 수사기관에 통보했고, 2014년 KT ENS 사기대출 관련 검사 정보 유출 및 2016년 채용 업무 부당행위와 관련해서도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투자상품 신고와 관련하여 면직 해당시 고발하던 것을 지난해부터 ‘정직’ 이상인 경우 내부 징계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에 고발조치 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면서 “절차적 측면에서도 외부위원 과반수로 구성된 인사윤리위원회를 통해 충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