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경제 성장 0.3%…연간 목표치 4% 달성 ‘빨간불’읽음

이윤주 기자

5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했지만
성장률은 1·2분기 대비 ‘급락’
코로나 4차 유행 탓 내수 부진에
글로벌 공급병목 겹쳐 투자 감소
당국, 4분기 ‘일상회복’ 효과 기대

한국 경제가 올 3분기 0.3% 성장에 그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곡선을 그리던 경기 회복세가 주춤해졌다. 코로나19 4차 유행의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줄고,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설비·건설투자가 뒷걸음친 게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 전망치인 올해 4%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 4분기 1% 이상 성장해야 하는 만만찮은 과제를 안게 됐다.

■공급망 병목에 투자 일제 감소

한국은행은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0.3%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0% 성장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해 1분기(-1.3%)와 2분기(-3.2%)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3분기(2.2%), 4분기(1.1%), 올해 1분기(1.7%), 2분기(0.8%), 3분기(0.3%)까지 5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처럼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3분기 성장률은 앞선 1·2분기와 비교해 확연히 떨어졌다. 7월 이후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거리 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민간소비가 위축된 데다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으로 차량용 반도체, 건설 자재 수급 등이 차질을 빚으면서 투자가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3분기 민간소비는 거리 두기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서비스(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업종을 중심으로 0.3%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자동차 등 운송장비 위축으로 2.3% 줄었고, 건설투자 역시 토목건설 위주로 3.0% 뒷걸음쳤다. 이에 따라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2분기 2.5%포인트에서 3분기 -0.5%포인트로 돌아서며 전체 성장률을 깎아내렸다.

그나마 수출 호조가 성장률을 방어했다. 2분기 2.0% 감소했던 수출은 3분기 1.5%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성장기여도 역시 0.8%포인트로 성장률을 그만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네 분기 연속 이어진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 영향이 기술적 조정 요인으로 작용한 가운데, 3분기 내내 지속된 거리 두기 강화 조치와 폭염, 철근 가격 상승 등이 내수 회복을 제약했다”고 분석했다.

■위드 코로나·유류세 인하 효과 기대

한은은 올 4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에 비해 1.04% 웃돌아야 연간 성장률 4%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8월 경제전망 당시 3·4분기 각각 0.6%씩 성장하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3분기 성장률이 절반에 그치면서 4분기 목표치가 더 올라가게 됐다. 한은은 3분기 성장률이 둔화했지만 전망 경로를 이탈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위드 코로나’ 효과로 민간소비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중국 경기둔화 리스크,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이 위험요인이지만 코로나19 백신 확대, 2차 추경집행 효과 등이 긍정적 효과로 작용하면서 경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방역체제 전환으로 대면서비스 업종이 살아나고, 추경 효과와 유류세 인하로 소비가 진작될 것으로 보인다. 황 국장은 “2차 추경의 GDP 영향을 아직 수치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15조원 규모의 1차 추경이 성장률을 0.1∼0.2%포인트 정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2차 추경 규모가 34조9000억원으로 더 큰 만큼 시차를 두고 민간소비 지출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 부총리도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10월 들어서도 수출이 30% 이상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내수도 카드매출 증가율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소비지원금 지원, 백신 접종 70% 달성 등 뚜렷한 새 모멘텀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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