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 인상에 원자재 가격 들썩, 연 2%중반대 물가 상승률 기록하나

박상영·이윤주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2%대 이상의 물가 상승세가 7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연간 물가 상승률이 9년 만에 2%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말까지 유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농축수산물 가격도 들썩이면 2% 중반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정부는 2조원 규모의 바이백(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물가상승률은 전년 누계 대비 2.2% 상승했다. 11∼12월에 2.2%가 넘는 물가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연평균 물가 상승률은 2% 중반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4월(2.3%) 이후, 물가는 7개월 연속 2.3%를 웃도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다면 2012년(2.2%) 이후 9년 만에 처음이 된다. 현재 추세라면 정부의 연간 물가관리 목표치(2.0%)를 훌쩍 넘겨 2%대 중반을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은 이날 배포한 물가 관련 참고자료를 통해 “4분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분기(2.6%)보다 높아지면서 올해 연간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 수준(2.1%)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11월에도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5일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3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84.4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석유류 가격에 반영되는 데 약 2주 간의 시차를 고려하면 11월 물가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1월 태풍·장마 영향 완화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기저효과도 물가 상승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따른 수요 증가 역시 물가에 부담이다.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로 국고채 금리가 연고점을 연이어 경신하는 등 시장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국채시장 점검 긴급 간담회’를 열고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매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계잉여금 등의 재원을 통해 국채 매입에 나섰다”며 “금리가 낮아지는 등 금융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5%포인트 오른 연 2.108%에 장을 마쳤다. 2018년 8월 2일(연 2.113%)이후 3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발표할 경우 변동 폭은 더 확대될 수 있다.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한은이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날 한은이 공개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6명의 위원중 4명은 “기준금리 추가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달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낸 한 위원은 “금융상황이 이례적인 수준으로 완화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인상에 따른 단기비용보다 중장기적 시계에서의 금융안정과 기대인플레이션 안착을 통한 편익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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