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 언니들 이제 시작이다" 스우파 패션·광고업계 접수

김은성 기자
엠넷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 파이널에 진출한 네 크루.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코카엔버터, 라치카, 홀리뱅, 훅. 엠넷 제공

엠넷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 파이널에 진출한 네 크루.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코카엔버터, 라치카, 홀리뱅, 훅. 엠넷 제공

지난달 26일 막을 내린 케이블 채널엠넷(Mnet)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의 인기가 패션업계로 번지고 있다. 스우파는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댄서의 세계를 조명하며 여성 댄서들의 춤 경합으로 화제가 됐다.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으면서 스우파 멤버들이 입었던 1990년대 ‘걸스 힙합 패션’이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2일 이베이코리아의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1~31일까지 스우파 멤버들이 즐겨 착용했던 걸스 힙합 아이템들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났다. 남성 힙합 패션은 매출 변화가 없는 반면 여성 힙합 패션 부문의 매출만 늘어났다.

품목별로 보면 댄서들이 춤을 출 때 활용하는 스포츠 모자와 비니가 각각 70%, 28% 늘었다. 주로 입는 와이드팬츠는 60% 트레이닝복은 53% 증가했다. 그 외 헤나·타투 용품 52%, 헤어밴드 51%, 크롭티 11% 등이 늘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 업체인 무신사에서는 여성 트레이닝 셋업(상·하의 한벌)과 연관된 소품류가 인기 랭깅 10위권 내에 올랐다. 관련 아이템의 인기는 거래액 변화로 나타났다. 지난달 1일~25일까지 무신사의 트레이닝 및 조거팬츠 거래액은 전월 대비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니는 135%, 후드 티셔츠는 31% 늘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자신감 있고 당당한 스우파 멤버들의 스타일링이 1020세대들을 중심으로 주목을 끌면서 관련 제품도 함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며 “기존부터 유행중인 Y2K(year 2000) 복고 스타일의 인기를 바탕으로 당분간 이런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엠넷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참가한 여덟 크루의 리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모니카, 허니제이, 아이키, 리헤이, 리정, 노제, 가비, 효진초이. 엠넷 제공

엠넷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참가한 여덟 크루의 리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모니카, 허니제이, 아이키, 리헤이, 리정, 노제, 가비, 효진초이. 엠넷 제공

스우파 멤버들이 입었던 레깅스 브랜드 젝시믹스의 프리미엄 라인인 ‘블랙 라벨’ 시리즈도 지난달 판매량이 전월 대비 80.7% 뛰었다. 댄서 ‘허니제이’의 퇴근가방으로 눈길을 끌었던 ‘스트레치엔젤스’의 호보백은 완판됐다. 호보백은 어깨에 가볍게 걸치는 미니백으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지속 가능한 패션에 관심이 높은 2030 여성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하고 있다.

스우파 패션과 프로그램은 여성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 ‘스트릿 개그우먼 파이터’라는 패러디 프로그램이 생기고 유명 여성 연예인들이 스우파 멤버들의 의상과 화장을 따라한 모습 등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며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스우파 의상 등을 실제로 착용하는 건 문화에 대한 관심을 넘어 (소비자의)개성과도 맞아야 한다”며 “‘멋있는 언니’라는 캐릭터에 호감도가 높아지고 젠더 고정관념을 넘어 다양한 얼굴이 입체적으로 담긴 여성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이 맞물려 스우파의 패션에도 관심이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우파 멤버들은 광고업계에서도 이른바 ‘블루칩’이 됐다. 패션업계를 넘어 KT 아이폰, 아이스크림 하겐다즈, 게임 서든어택, 오비맥주 버드와이저 등 다양한 업종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모두에게 호감을 주는 국민배우나 톱스타를 모델로 발탁해 리스크를 줄이고 매출을 견인하기 보다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와 캐릭터들이 가진 이야기로 2030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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