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테이퍼링 발표 국내 증시 충격 미미...향후 금리 인상 압력으로 부채 부담 가중 우려

정원식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일정을 발표했으나 우려와 달리 국내 증시에 준 충격은 미미했다.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은데다 구체적 일정이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측면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향후 한국은행에 대한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면서 코로나19 충격으로 부채가 늘어난 가계와 기업, 청년층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51포인트(0.25%) 오른 2983.2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5.21포인트(0.85%) 높은 3000.92로 출발했으나 이후 상승폭이 줄었다.코스닥은 전날보다 3.57포인트(0.36%) 하락한 1001.43으로 장을 종료했다. 연준이 11월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으나, 국내 증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일 “연준이 밝힌 테이퍼링 규모와 방법이 그동안 시장의 예측과 일치해 별다른 충격이 없었던 것”이라면서 “2013년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 때와 달리 이번에는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이퍼링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이퍼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하반기 코스피가 3000선으로 후퇴했는데, 추가 하락이 제약받게 됐다”고 말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금리 인상이 당분간 없다는 연준의 기조가 명확해지면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면서 “공포감에 빠졌던 국내 증시를 비롯해 신흥국 시장에서 안도 랠리(안도감에 따른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우려와 달리 연준 발표가 당장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았으나, 코스피의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안도감을 줄 수 있는 변수일 뿐, 상승 추세 강화 동력은 아니다”라면서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지속, 이로 인한 국내외 펀더멘털(기초체력) 동력 약화, 코스피의 실적 불안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나 코스피는 달러 강세, 높은 제조업과 수출 의존도, 반도체 업종 등의 내년 실적 전망 하향 조정 탓에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준의 테이퍼링이 국내 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해 코로나19 국면에서 부채가 늘어난 가계와 한계기업,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주식 및 부동산 투자에 뛰어든 청년층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준의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머뭇거릴 수가 없다”면서 “기준금리와 실제 금리가 오르면서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이나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사람들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시장 금리가 올라가면서 가계의 채무 부담이나 기업 자금조달 비용 등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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