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 "내년 경제 성장, 원자재 가격·공급망 위험에 달렸다"

박상영 기자
경기 시흥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경기 시흥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들이 내년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교란을 꼽았다.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지만 최근 요소수 사태처럼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불거지고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경우 순항 궤도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발표한 ‘2022년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에는 내수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성장세를 견인했던 수출은 3.2% 늘며 올해(8.5%)보다 증가세가 둔화하지만 민간소비가 3.5%에서 3.9%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가파른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내년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불거진 요소수 등의 수급 불균형 문제도 조기에 해결하지 못하면 경기 회복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전력난 역시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이날 ‘2022년 세계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올해보다 1.3%포인트 하락한 4.6%로 전망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 병목현상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대외연은 “코로나19 이후 녹색 전환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과정에서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과 원자재 가격 급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각국의 공급망 안정을 위한 마찰이 늘어나는 것도 에너지·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외연은 세계교역도 올해(9.7%)보다 낮은 6.7%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걸림돌로는 해상 운임 상승과 세계 공급망 구조 재편 및 환경 이슈 부상이 꼽혔다.

코로나19 그늘에서 점차 벗어나는 것에 맞춰 KDI는 경제정책의 정상화를 주문했다. 코로나19 위기 과정에서 급속히 불어난 국가채무와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정책은 경기 부양보다 피해 계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에 방점을 두라고 제언했다. 강력한 지출구조조정과 함께 구속력 있는 재정준칙도 마련도 촉구했다. 기업신용에 대한 이자지급 유예 등 각종 규제 유연화 조치도 줄일 필요가 있다고 KDI는 보고 있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규제에 대해서는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돈줄을 빠르게 조이면 시장이 충격을 받고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아직 경기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하므로 금리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예상치 못한 강도 높은 유동성 위험에 직면한 가계가 고금리 대출이나 제2금융권 대출 등으로 전환하면 오히려 금융건전성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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