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다회용기 도입 잰걸음…"비용 분담 논의 필요"읽음

김은성 기자
요기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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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가 음식 배달 시 다회용기를 쓰는 시범사업을 도입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면 다회용기를 배달앱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으로, 환경부도 일회용품의 무상제공을 제한하는 법개정으로 지원에 나선다. 외식업계는 일회용품을 줄여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다회용기 사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환경부와 위대한상상(배달앱 요기요 운영), 다회용기 세척업체 잇그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과 지난 9일 ‘다회용 배달용기 사용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서울시와 요기요는 지난달 강남구 음식점에서 시행한 다회용기 시범사업을 더 확대키로 했다. 쿠팡이츠도 다회용기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는 요기요를 통해 강남구 음식점 60여곳에서 다회용기에 담긴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소비자가 음식을 먹은 뒤 다회용기가 담긴 수거용 가방의 QR코드를 찍어 수거를 신청하면 세척업체가 용기를 세척한 뒤 음식점에 가져다 준다. 시와 요기요는 다음달 7일까지 다회용기 주문 고객을 상대로 5000원 선물하기 상품권을 증정하고, 서비스 비용도 무료로 제공한다. 환경부는 다회용기 사용 정착을 위해 음식 배달·포장 시 일회용품(수저·포크 등) 무상제공을 제한하는 내용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 개정안을 연내 국회에 제출한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식당과 소비자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식 등의 체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일회용품을 구매하는 비용과 다회용기를 대여하는 비용이 비숫해 비용부문에선 차이가 없다”며 “다회용기는 음식 온도를 유지해 맛을 더 살릴 수 있어 이용자들의 긍정적인 리뷰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회용품과 달리 다회용기는 그릇의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지 않아 아쉽다”며 “공짜였던 배달이 유료가 된 것처럼 앞으로는 다회용기도 보편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B씨는 “재활용 분리수거 대행서비스를 쓴 것처럼 편리하고 죄책감도 덜했다”며 “식당에서 숟가락을 함께 쓰는 것처럼 다회용기를 쓰는 것도 자연스러워졌으며 한다”고 말했다.

시범 사업을 지켜보고 있는 외식업계에서는 향후 비용 부분을 누가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다회용기를 몇 번 까지 재활용할 것인지 등 다회용기 사용 시스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주문한다. 서울시와 요기요가 하는 행사가 끝나면 다회용기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서비스 이용료 1000원을 낸다. 이용료는 용기 회수와 세척, 잔반 처리 등에 사용된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C씨는 “소비자의 참여가 많지 않아 시장성이 불투명하고,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며 “초반에는 이벤트로 할인을 하겠지만, 플랫폼 기업이 보여준 행보를 보면 나중에는 비용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우려하는 업주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기도도 다회용기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민간이 아닌 공공배달앱을 이용하는 등 세부적인 내용이 다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따로 하는 서비스는 재정상황 등에 따라 지원하는 내용이 달라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제로페이처럼 정부차원의 재정이 투입돼 소비자와 소상공인의 참여를 동시에 유인할 수 있는 세제혜택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선의와 소상공인의 자발적인 참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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