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 '단건배달' 경쟁에 자영업자 배달비 인상 불똥

김은성 기자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움츠렸던 외식 수요가 폭발하면서 배달 앱 이용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도에서 배달 오토바이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움츠렸던 외식 수요가 폭발하면서 배달 앱 이용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도에서 배달 오토바이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렸던 배달 플랫폼들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작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단건 배달에 따른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위드 코로나와 계절적 비수기로 배달 수요가 줄고 있어서다.

17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한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점유율 1∼3위 배달앱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의 이용자수(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준)는 5972만307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의 6445만81명보다 약 472만7000명(7.3%) 줄어든 규모다. 업계에서는 위드 코로나 시행에 억눌렸던 외식 수요가 폭발하면서 배달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앱별로 보면 배민은 8.9%, 요기요는 7.5% 감소했다. 3위 앱인 쿠팡이츠는 3.5% 늘었다.

지난해부터 심화된 배달업계 경쟁은 올해 단건 배달이 ‘대세’가 되면서 극에 달했다. 여러 건의 주문을 한 번에 처리하는 기존의 묶음배달과 달리 배달 기사가 더 필요하다 보니 건당 최대 2만원 이상의 수수료를 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쿠팡이츠와 배민은 주문 한 건당 1000원 수수료에 배달비 5000원을 받는다.

실제 단건 배달 비용은 7000원 가량으로 주문이 늘수록 적자가 커지는 ‘기형적인’ 구조다. 위드 코로나 전 배달픔랫폼들은 단건 배달로 인한 손실을 많은 주문수로 상쇄했지만 지금은 주문이 줄면서 이마저도 어렵게 돼버렸다.

배달 플랫폼들은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으나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배민은 달라진 시장 상황에 맞춰 이달 연일 비상회의를 열고 수익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최근 높은 수수료율을 제시한 식당을 앱 화면 상단에 노출시켜주는 경매형 광고 모델을 도입했다. 정액 광고 모델이 있는 배민과 달리 쿠팡이츠는 단건 배달 서비스만 제공해 별도의 수익 모델이 없었다.

배달 기사 확보를 위한 배달앱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배달대행사들도 기사를 뺏기지 않기 위해 배달료를 올리고 있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각종 이벤트로 기사를 빼가고 있어 기사를 확보하려면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행사들의 입장이다. 문제는 대행사들의 요금 인상이 자영업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A씨는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배달대행사들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데, 한 곳이 가격을 올리면 다른 곳도 모두 가격을 올려 대행사를 바꾼다 해도 의미가 없다. 또 올라간 가격에 맞춰주지 않으면 기사들 사이에서 ‘블랙 가맹점’으로 찍혀 매출에 타격을 볼 수 있어 따라가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앱의 출혈경쟁이 결국 자영업자들에게 불똥이 튄 것으로 장기적으로 보면 음식에 배달비가 포함되는 식으로 결국 소비자에게도 비용이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의 출혈경쟁이 아닌 생산적인 경쟁과 수익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단건배달 시장은 ‘치킨게임’ 구조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배달 플랫폼들이 나서서 시장 성장과 참여자들의 상생을 위해 출혈 마케팅에 대한 적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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