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안오고 예약취소만"···오미크론 쇼크에 소상공인 '망연자실'

김은성 기자

연말 특수 기대했지만 오미크론 ‘급습’

“지난 2년 악몽 되풀이 될까 잠도 못자”

정부, 3일 거리두기 강화 조치 발표 예정

지난달 29일 오후 7시쯤 서울 시내 한 먹자 골목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후 7시쯤 서울 시내 한 먹자 골목의 모습. 연합뉴스

“또 다시 (손실보상에서 제외되는) 모임 인원 제한으로 돌아갈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 하루하루가 공포스럽습니다.” 서울 관악구 신사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유덕현씨(62)는 지난 1일 기자에게 “12월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대목 장사가 일 년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는데 올해도 끝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씨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12월 소규모 모임 중심으로 예약이 들어왔으나 최근 들어 모두 취소됐다”며 “오미크론 보도가 시작되면서 저녁 손님마저 급격히 줄고 있다”고 했다.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소상공인들은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망연자실하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이 행정안전부와 ‘자율방역 실천’이라는 공익 캠페인을 실시하며 방역강화에 나섰지만, 손님이 줄고 단체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밤 8시 서울 영등포구 ‘먹자골목’의 한 고깃집에는 20여개의 테이블 중 한 곳에만 손님이 있었다. 식당 한편에서 뉴스를 보고 있던 주인 박명현씨(63)는 “연말 모임 예약 문의 전화가 갑자기 끊겼다. 지난 2년 간의 악몽이 또 다시 되풀이 될까봐 잠을 못 잔다”며 “오미크론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불확실한 소문에 대해 정부가 사실 여부를 명확히 시민들에게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연말 모임을 취소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공기업에 다니는 김태현씨(51)는 “2년 만에 대학 동창들 만날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코로나19 확산과 오미크론 등으로 송년회를 최소했다”며 “안 볼 수는 없어 신년회로 대체했고, 모임 날짜는 상황을 보며 나중에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님은 안오고 예약취소만"···오미크론 쇼크에 소상공인 '망연자실'

위드 코로나 이후 지난 한달 간 영업 규제가 풀렸음에도 자영업자 매출은 크게 반등하지 않았다. 2일 전국 80만 자영업자 카드 매출을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 통계를 보면 지난달 넷째주(22~28일) 자영업자 매출은 전주 대비 0.5% 상승했다. 첫 주 매출은 전주 대비 2.4% 올랐고, 둘째주에는 때 이른 한파에 3.9% 하락했다. 셋째주는 1.5% 오르는데 그쳤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의 한계가 있고 업종별 변화는 상이하겠지만, 평균 매출 상승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상대적으로 나은)식당과 주점을 제외하고 노래방 등 고위험 시설로 분류된 곳들은 여전히 어려운 상태”라며 “그나마 살아나던 곳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다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상공인의 경기 전망은 3개월 만에 하락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12월 소상공인의 전망 경기지수(BSI)는 85.4로 지난달 보다 2.2포인트 내려 지난 9월부터 이어지던 상승세가 꺾였다. 소상공인들은 경기 악화 요인의 가장 큰 이유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유동인구 감소(26.1%)를 꼽았다. 그 외 계절적 요인(21.4%), 경기침체(12.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8일부터 22일까지 소상공인 24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확인되는 등 방역 상황이 악화되자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바꿔, 수도권 사적모임 인원 축소 등의 거리두기 강화 조치를 검토해 이르면 3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266명으로 전날 5123명에 이어 이틀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오미크론의 경우 전날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관련 감염자 4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확진자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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