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기만 하던 외국인, 오미크론 불안에도 국내주식 매수...왜?

정원식 기자
코스피가 사흘째 상승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사흘째 상승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들어 국내 주식을 내다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여파로 급락한 증시에서 매수세를 유지하며 주가를 지탱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과 주가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가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5일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오미크론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일주일(5 영업일)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조859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2900선마저 무너졌던 코스피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해 오미크론 이전 수준인 2960선을 회복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52조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3.6%에 해당한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25조원에서 올해 이미 27조원으로까지 불어났다. 외국인은 지난 5~10월까지 5개월 동안 9월만 제외하고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지난달에는 2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의 절반 가량은 삼성전자에 쏠렸다. 삼성전자 주가는 7만2300원(11월29일)에서 7만5600원(12월3일)으로 4.6% 올랐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D램의 현물가격 반등(상승)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의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분기대비 증가 예상 등 반도체, 스마트폰 중심으로 긍정적인 이슈 및 환경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2021년 4분기 실적 상향 및 2022년 상반기 낙관적인 전망으로 IT 업종의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증시의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말까지 올해 평균 공매도 금액과 지난달 이후 외국인 순매수 규모를 비교하면 70% 이상 일치한다”면서 “11월 이후 외국인 자금 유입은 ‘추세 형성’이라기보다는 올 한해 국내 증시가 지속적으로 내려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동안 축적된 숏 포지션 청산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추세적으로 순매도에 나서고 있다기보다는 공매도 후 주식을 다시 사들이고 있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그동안 주가를 지탱해왔던 개인도 코스피를 떠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지난 3일까지 개인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매도한 금액은 5조원에 이른다.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9781억원, 1조575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오미크론 영향이 지속되면서 코스피가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소비 둔화와 병목 현상, 파월 의장의 조기 긴축 가능성 발언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약화시키는 악재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의 기술적 반등이 추세적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실적 전망과 코스피 수준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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