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머스크 리스크’와 미·중 규제에 롤러코스터 탄 코인…내년엔 NFT 주목

정원식 기자

되살아난 가상자산 열풍

국내 4대 거래소만 하루 ‘10조’ 거래
“올해 주식시장 부진에 대안 부각”
특금법 시행으로 9월 제도권 편입
미국서는 코인거래소 나스닥 상장

2018년 정부의 규제 방침에 주저앉았던 가상자산 시장은 올해 ‘코인 열풍’을 타고 화려하게 되살아났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시행에 따른 사업자 신고를 마치면서 제도권에도 편입했다. 2030세대를 주축으로 가입자를 크게 늘린 4대 가상통화 거래소는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개당 10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은 올해 1월 4000만원대로 급등했다. 지난달 7일에는 8100만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22일 비트코인은 6053만8000원(오전 9시 종가기준)으로, 1년 전인 지난해 12월22일(2677만6000원)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144만개였던 4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실명확인 계좌수는 올해 12월 기준 770만개로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4대 거래소 일평균 거래대금을 약 10조원 규모로 추산한다. 이는 지난 2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10조7178억원)과 비슷하다. 업비트 운용사 두나무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99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순이익의 42배에 이르는 등 거래소 이익도 급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유동성 공급이 늘어난 반면 지난해 높은 수익율을 냈던 주식시장이 올해 부진해지며 가상통화가 주식의 대안으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2030세대의 불안 심리도 가상자산 열풍의 배경이 됐다. 올 1분기 4대 거래소 신규 가입자 249만명 중 20대와 30대가 64%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신규 가입자 중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것도 30대(4452억원), 40대(3507억원), 50대(2138억원), 20대(2050억원) 순이었다.

가상자산 가격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과 중국과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 방침 등 악재가 터지면서 폭락했다가 오름세를 탔으나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과 인플레이션 여파로 약세를 보이는 등 1년 동안 롤러코스터를 탔다.

올해는 가상자산 업계의 제도권 편입 원년으로 기록된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수탁사업자 등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지난 9월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자 신고를 접수했다. 지난 20일 기준으로 24개 사업자의 신고 수리가 완료됐다. 이 과정에서 37개 거래소가 문을 닫고 거래소 업계는 시중은행 실명확인 계좌를 얻은 4대 거래소의 과점 체제로 재편됐다. 미국에서도 가상통화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지난 4월14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하고, 지난 10월19일에는 비트코인 선물 ETF까지 상장되면서 제도권 금융시장 진입의 이정표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와 업권법 제정 논의는 유보된 상태다. 가상자산 과세 시점은 2023년 1월로 연기됐다. 업권법 심사는 지난달 23~2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됐으나 명확한 정부안이 없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은행업과 보험업이 각기 은행법과 보험업법의 적용을 받는 것과 달리, 가상자산 업권을 규율하는 법은 없다.

내년 가상자산 업계의 화두는 ‘NFT’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자산 데이터 전문업체 넌펀저블닷컴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NFT 거래액은 약 12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70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하이브와 합작해 내년에 미국에서 NFT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며 코인원도 2대 주주인 컴투스 홀딩스의 NFT 사업에 협력하고 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구조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만큼 내년 가상자산 시장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세운 선임연구원은 “올해와 같은 급격한 상승세는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가상통화가 투자 자산으로서의 신뢰성을 상당히 굳혀가는 상황이어서 2018년과 같은 급격한 가격 조정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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