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태양광모듈 90% 다시 쓴다

충북 진천 | 글·사진 노정연 기자

진천 태양광재활용센터 가보니

충북 진천에 위치한 태양광 재활용센터 사업장 내부. 188억4800만원을 들여 조성했으며 폐모듈을 처리해 은, 구리 등으로 재자원화한다.

충북 진천에 위치한 태양광 재활용센터 사업장 내부. 188억4800만원을 들여 조성했으며 폐모듈을 처리해 은, 구리 등으로 재자원화한다.

모듈조립 역순으로 4단계 분해
연 최대 3600톤까지 처리 가능
정션박스 플라스틱 등 재가공
베트남 등 동남아서도 관심 커

“오래돼 수명이 다한 태양광 모듈은 어떻게 처리될까?” “태양광 발전으로 발생하는 쓰레기가 오히려 환경을 해치는 것은 아닐까?”

대표적 친환경에너지인 태양광 발전 시설이 증가하면서 수명이 다한 태양광 모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태양광 폐모듈은 현재 연간 1000t 미만이지만, 2~3년 내 급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태양광 폐모듈은 알루미늄과 유리 등으로 구성돼 재활용할 부분이 많지만, 처리 시설이 많지 않아 주로 매립 처리되어 왔다.

지난달 28일 찾아간 충북 진천의 태양광재활용센터는 이 같은 의구심에 대한 답변을 보여주는 곳이다. 센터는 태양광 폐모듈 수거부터 분리·해체 등 재활용을 위한 전 주기 처리 시설을 갖춘 곳으로, 지난달 21일 문을 열었다. 정부의 태양광재활용센터 구축기반 조성 사업의 결과물로 2016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188억4800만원을 투입해 조성됐다. 사업 주체를 맡은 충북도와 진천군을 비롯해 충북테크노파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녹색에너지연구원 등이 관련 기관으로 참여했다.

센터에서 1년에 처리할 수 있는 폐모듈 양은 최대 3600t이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폐모듈은 2023년 9665t, 2025년 4596t, 2027년 5779t이 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센터만으로도 국내에서 배출되는 폐모듈의 상당량을 처리할 수 있다. 센터에서 하는 주작업은 수거된 폐모듈을 해체해 은·구리·실리콘 등 재자원화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수거된 폐모듈은 전문 설비를 거쳐 90% 이상이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재탄생한다.

열분해 후 최종적으로 남은 유리, 태양전지 셀 등 태양광 패널 구성 물질.

열분해 후 최종적으로 남은 유리, 태양전지 셀 등 태양광 패널 구성 물질.

공장에 들어서니 기계 소음과 함께 먼지를 뒤집어쓴 태양광 폐모듈이 눈에 들어왔다. 폐모듈은 보통 15년 이상인 ‘사용 만기’가 지난 태양광 설비들이다. 태양광 모듈은 태양전지 셀들을 봉합재와 유리·시트로 압착하고 알루미늄 틀로 고정해 만든다. 여기에 전기를 외부로 보내는 ‘정션박스’를 달아 완성된다. 재활용은 모듈 조립작업을 ‘역순서’로 돌리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크게 ‘프레임 해체’→‘백시트 제거’→‘강화유리·셀 분리’→‘모듈 분해’ 4가지 과정으로 진행된다.

수거된 폐모듈은 입고 즉시 프레임 해체장비로 이송된다. 기계가 창문 크기의 폐모듈을 프레임 해체장비에 올리자 자동으로 알루미늄 막대와 정션박스가 해체됐다. 이어 칼날이 모듈 뒤쪽의 하얀 시트지를 깎아냈다. 뒷면 시트에 이어 에틸렌초산비닐 공중합체(EVA) 등도 제거됐고, 이를 열분해하면 최종적으로 강화유리와 태양전지 셀, 철사처럼 생긴 ‘리본’이 남는다.

회수된 셀과 EVA·리본 등은 제련소로 보내 은·구리·실리콘 등을 추출한다. 유리는 단열재나 아스콘 등에 섞어 재활용하고 정션박스의 플라스틱도 가공해 다른 용도로 활용한다. 전체 공정은 자동화돼 현재 사업장에는 4명의 인력만이 기계를 구동하고 있었다. 시험가동을 거쳐 본격적으로 장비 구동이 시작되면 최대 8명까지 인력이 늘어날 예정이다.

박병욱 충북TP 신에너지팀장은 “최근 태양광 설치가 많아지며 해외에서도 재활용 처리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며 “베트남 등 동남아 쪽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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