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3월 금리 인상 가능성…동시에 ‘양적 긴축’까지 시사

이윤주 기자

작년 12월 의사록 공개…예상보다 빨라진 ‘긴축 시간표’

비트코인값도 ‘뚝’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긴축 예고로 금융시장이 출렁인 6일 오후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의 서울 강남센터 시세 현황판에 비트코인 가격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비트코인값도 ‘뚝’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긴축 예고로 금융시장이 출렁인 6일 오후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의 서울 강남센터 시세 현황판에 비트코인 가격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더 이른 금리 인상, 정당화될 수 있다” 언급…뉴욕 증시, 3대 지수 급락
전문가들 “3·6·9월 세 차례 금리 인상 전망, 1분기 내내 불확실성 부담”
원·달러 환율 1200원 돌파…코스피 1%대 하락, 코스닥 하락폭 3% 육박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더 ‘공격적인 긴축’ 시간표를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 3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첫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기 시작했다.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에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급락하고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200원이 무너졌으며 코스피는 1% 이상 떨어졌다.

연준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참석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감안할 때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12월 정례회의 직후에는 연준이 올 3월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마치고 6월쯤 금리 인상을 시작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봤지만, 실제로는 훨씬 빠른 속도로 긴축 전환을 논의했던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의사록을 보면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더 높고, 광범위했다고 진단했다. 집값 및 임대료 상승, 임금 인상, 공급망 차질 장기화 가능성 등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도 올 3월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로 경기 및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이례적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통화정책 운신의 폭을 확보하기 위해 대부분의 FOMC 참여자들이 조기 금리 인상을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을 올 3·6·9월 세 차례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의사록에서는 연준이 과거보다 일찍 이른바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표현된 것이 시장을 크게 놀라게 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한 미 국채 등 자산의 만기가 도래해도 이를 재투자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 긴축’ 방안을 말한다. 일부 참석자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후 상대적으로 조기에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단순히 금리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보유자산 감축이라는 두 번째 수단을 써야 하는 정도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 FOMC 위원들이 의견 일치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의 보유자산은 현재 8조8000억달러(약 1경454조4000억원)로, 최근 2년 사이 두 배로 불어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금융시장을 안정화하고 장기 금리를 낮추기 위해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오른 달러당 12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달러당 1200원을 넘어선 것은 2020년 7월24일 1201.5원 이후 1년5개월여 만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3.44포인트(1.13%) 하락한 2920.5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29.32포인트(2.90%) 내린 980.30에 마감하며 1000선을 내줬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 환경은 경기 둔화 가능성과 연준의 긴축으로 유동성도 흡수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1분기까지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브리핑에서 “연준이 조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달러가 원화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내는 흐름”이라며 “급격한 변동성 확대가 발생할 경우에는 시장 안정 노력을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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