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폐’ 이번엔 오프라인 결제·디지털 자산거래 기능도 점검읽음

이윤주 기자

한국은행, 모의실험 2단계 착수

상반기 중 금융기관과 기술검증

실제 도입까지는 아직 ‘먼 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한국은행의 모의실험이 2단계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 종료된 1단계 실험에서는 CBDC의 제조·발행·유통 같은 기본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고, 올 상반기 진행되는 2단계 실험에서 오프라인 결제·디지털자산 거래 등과 같은 추가적인 기능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후 금융기관과 협력해 실제 서비스 환경과 유사한 수준까지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한은이 24일 공개한 ‘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 1단계 결과 및 계획’ 보고서를 보면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22일까지 진행된 1단계 실험에서 용역사(그라운드엑스)와 가상공간(공공클라우드)에 분산원장 기술 기반의 CBDC 모의실험 환경을 조성했다. 이 안에서 한은의 CBDC 제조·폐기 시스템, 한은이 참가기관에 CBDC를 발행하거나 환수하는 시스템, 참가기관이 CBDC를 지급하는 시스템 등이 점검됐다. 유희준 한은 디지털화폐기술반장은 “1단계 실험에서 제조, 발행, 유통 등 CBDC의 기본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CBDC는 이름 그대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화폐를 의미한다. 현금 이용이 줄고, 경제 및 금융생활 전반이 디지털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공공화폐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성이 커졌다. 또 빅테크의 시장지배력 강화와 개인정보 집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공공화폐 인프라에 해당하는 CBDC 도입의 필요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한은은 올해 6월22일까지 진행되는 2단계 모의실험에서 여러 가지 CBDC의 추가 기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우선 CBDC 송금인과 수취인의 전산기기(모바일·IC카드 등)가 모두 인터넷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는 상황(오프라인)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해당 기기의 자체 통신 기능을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다.

다른 분산원장 네트워크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예술품·저작권 등을 CBDC로 거래하는 시스템, 국가 간 CBDC 송금 시스템 등도 시도된다.

유 반장은 “2단계 사업이 끝나면 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거칠 것”이라며 “가상환경에 조성된 CBDC 모의실험 환경을 실제 서비스 환경과 비슷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활용성 실험, 기술 검증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대부분 아직 연구 혹은 모의실험 단계여서 실제 도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바하마, 동카리브, 나이지리아 등 일부 신흥국에서 CBDC를 발행했으나 대부분 지급결제 시스템 발달이 더딘 나라들이다. 주요국 중에는 중국이 시범운영에 들어가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향후 CBDC 도입 필요성과 활용 방안에 대한 글로벌 논의가 심화될 것”이라며 “각국 중앙은행들은 공개 의견수렴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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