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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먹튀' 머지포인트 경영진 재산 41억 동결

김은성·강연주 기자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본사 앞.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본사 앞. 연합뉴스

법원이 환불 중단 사태로 소비자와 자영업자에게 수천억원대 피해를 안긴 머지플러스 경영진의 재산을 동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남부지법은 지난달 권보군 머지플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다른 형제의 재산 41억원에 대한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단장 박성훈)의 추징 보전 청구를 인용했다. 권CSO는 대표 권남희씨와 함께 머지포인트의 운영사 머지플러스를 공동설립했다. 추징 대상에는 은행 계좌와 부동산, 주식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수익을 피고인의 유·무죄가 확정될 때까지 동결시키는 절차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통상 횡령·배임 등의 사건은 국가가 피해액을 몰수·추징하지 않지만,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6조에 따라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돼 추징보전을 신청했다”며 “수사 결과 현재까지 추징 가능한 재산이 41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검찰 공소장을 보면 권CSO 등은 머지플러스 자금 67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횡령한 돈을 신용카드대금과 생활비, 주식투자, 교회헌금, 차량리스비 등에 썼다.

머지플러스는 수익사업이나 외부투자가 없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지난해 8월 전자금융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머지런’(머지포인트+뱅크런) 사태가 터졌다. 사태가 발생한지 반년이 지났지만 피해자 환불 금액은 수십억 수준에 불과하다. 머지플러스는 지난해 12월 e커머스로 사업모델을 바꾸고 머지포인트를 ‘머지코인’으로 전환했다. 피해자들은 머지플러스가 실질적인 보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머지코인을 만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검찰이 파악한 피해액수가 1004억(소비자 피해액 751억·제휴사 피해액 253억)에 달하고, 머지플러스도 ‘자본잠식’ 상태라 추징 보전이 피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권남희 대표와 권CSO 등은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횡령 등의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법원의 최종 판결 후 피해자들이 실제 환부를 받기까지는 창구개설과 절차 등에 따라 수년이 걸릴수도 있다. 머지포인트 피해자 450여명의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노영실 법무법인 정의 변호사는 “동결된 재산 내역을 파악해 피해자들의 압류나 환부 가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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