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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영웅 특수진화대원, 초과근무수당 '0원'읽음

반기웅 기자
경상북도 청송군과 포항시 남구/북구에서 온 산불진화대원들이 6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2리 산에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준헌 기자

경상북도 청송군과 포항시 남구/북구에서 온 산불진화대원들이 6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2리 산에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준헌 기자

산불 진화 최전선에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이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험지를 누비며 진화 작업을 벌인다. 당초 일당 10만원 산림청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이들은 2019년 고성 산불 이후 일부 공무직 전환이 이뤄졌다. 현재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은 총 435명(기간제 275명, 공무직 160명)이다. 임금은 250만원으로 6년째 동결 중이다. 진화대원들이 해마다 처우개선은 요구해도 열악한 노동환경은 달라지지 않는다.

진화대원에게는 일체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 주말을 반납하고 밤새 진화 작업을 해도 초과 근무수당을 받지 못한다. 초저녁에 산불 현장에 투입돼 새벽녘까지 불길과 사투를 벌여도 수당은 ‘0’원이다. 산림청은 초과 노동을 한 대원들에게 수당 대신 대체휴무를 쓰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업무는 많고 인력은 부족하기 때문에 일한 만큼 ‘대휴’를 쓰기 어렵다. 더군다나 이번 울진·삼척 대형 산불과 같은 상황에서는 엄두도 낼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에게 배정된 대휴 시간 3만7729시간 중 2427시간을 쓰지 못했다. 대휴 미사용률은 평균 6.4%로 남부청 13.9%, 중부청 12.9%, 북부청 12.7%에 달한다. 사실상 ‘공짜 노동’을 하는 셈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야간 진화작업을 한 대원들은 차후에 대휴를 써야한다”며 “별도 수당이 없기 때문에 대휴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의 열악한 처우 문제가 지적됐지만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올들어 달라진 점은 한달에 5만원 남짓 처우개선비(1년 62만9000원)지급이 전부다. 처우개선비를 감안해도 지난 6년간 월급은 고작 5만원 오른셈이다. 그나마 처우개선비는 임시 지급이어서 언제 중단될 지 모르는 처지다.

산림청은 부족한 예산 때문에 진화대원의 처우개선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 관련 예산은 강원도 고성 산불 이후 86억원(2019년)에서 181억원(2020년)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 185억원, 올해 188억원으로 수년째 제자리다. 산불예방을 위해 편성한 산불전문예방진화대의 경우 인력과 예산이 모두 감소됐다. 지난해 1만110명 규모였던 예방진화대는 올해 9604명으로 감축됐고 예산은 716억원에서 700억원으로 줄었다.

산림청은 “초과근무수당 신설하기 위해 기재부에 예산 편성을 요구했지만 반영이 되지 않았다”며 “이번 화재로 대원들의 열악한 처우가 알려진만큼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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