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산 밀 비축량 확대…매입시기도 당긴다

안광호 기자

국제 곡물가격 상승 따른 식량 위기 대응…2년 새 16배 늘려

정부, 국산 밀 비축량 확대…매입시기도 당긴다

정부가 올해 국산 밀 비축량을 전년보다 70% 가까이 늘리고 매입 시기도 한 달가량 앞당긴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 등 고조되고 있는 식량위기에 맞서 국산 밀 비축량을 늘리는 것으로, 정부 비축량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밀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가격 경쟁력 향상과 품질 개선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국산 밀 정부 비축량을 1만4000t으로 계획했다고 15일 밝혔다. 비축 계획물량은 지난해 8401t에 비해 66.7%(5600t) 늘어난 것으로 2020년 853t과 비교하면 2년 사이 16배 증가했다.

특히 장마철에 농가의 밀 보관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올해는 매입 시기를 수확 직후인 6월로 앞당긴다. 지난해의 경우 장마 기간인 7월 말에 매입이 이뤄지면서 농가에서 보관이나 관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매입 시기를 앞당기면 농가의 밀 보관·관리 부담, 장마로 인한 품질 저하 등이 줄어들 것으로 농식품부는 기대했다.

비축 밀은 양곡 부족 등 비상시에 대비해 보관되며, 평시에는 국산 밀을 이용하는 식품기업에 공급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식량작물 수급 안정과 식량안보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정부 비축량을 매년 지속적으로 늘리는 한편 국산 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밀 식량자급률은 0.8% 수준으로 낮다. 국민 1인당 연간 밀 소비량은 약 31.2㎏(2020년)으로, 하루에 평균 한 끼 정도는 밀을 섭취하고 있다. 정부는 밀 식량자급률을 오는 2025년까지 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밀 전문 생산단지를 현재 51곳(7000㏊)에서 연내 55곳(1만㏊)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소비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단지가 가공업체와 재배 계약을 맺을 경우 6000t까지 재배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무이자로 융자 지원하고, 국산 밀 가공업체에 대해서는 제분·유통비를 밀 1t당 4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밀의 안정적인 생산과 선호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김종인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밀은 99%가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생산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산 밀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수입산 밀 대비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높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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