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이 졌다…SM 주총서 소액주주 측 감사 선임

조미덥 기자

주총 직전 사측 후보 일괄 사퇴

이수만 개인회사와 계약 바뀔지 주목

이수만이 졌다…SM 주총서 소액주주 측 감사 선임

SM엔터테인먼트(SM)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SM 창업자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를 견제하기 위해 추천한 후보가 감사로 선출됐다. 그간 SM 주주들이 ‘회사 가치 저평가’의 원인으로 지목했던 SM과 이 총괄프로듀서 개인회사 간의 용역 계약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열린 SM 정기 주주총회에서 곽준호 전 KCF테크놀러지스(현 SK넥실리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감사로 선임됐다. 곽 감사는 SM의 소액주주인 자산운용사 얼라인파트너스가 이번 주총을 앞두고 주주제안한 후보다. SM이 추천한 임기영 전 대우증권 사장은 주총 직전 자진사퇴했다. 곽 감사 선임 안건은 통과 요건인 출석 주주 의결권의 절반,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표를 얻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총괄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에 SM 매출액의 최대 6%를 인세로 지급하는 계약’으로 인해 SM의 주가 수익률이 부진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영업이익률이 업계 최하위라고 주장했다. 2019년 KB자산운용도 공개적으로 SM에 이 문제 해결을 요구하기도 하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SM이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금액은 240억원이다. SM이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675억원)의 3분의 1을 넘어선 금액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SM 이사회가 이 총괄프로듀서의 친척과 동창, 장기근속 사내 인사로 구성돼 있어서 그렇다”며 감사 1명이라도 독립적인 인사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주제안의 이유를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의 지분은 특수관계자를 합쳐 0.91%에 불과했지만, 주주제안한 안건은 다른 주주와 자문사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국내외 투자자문사들이 일제히 얼라인파트너스의 손을 들어주고, SM 지분 3.42%를 가진 세계 최대 국부펀드 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관리청도 얼라인파트너스 쪽에 섰다. SM 측은 주주들의 위임을 받으러 다니면서 비우호적인 분위기를 감지하자 표 대결보다 후보 사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임기영 감사 후보 외에 SM이 추천한 사내·사외이사 후보 2명도 이날 주총 직전 자진 사퇴를 택했다. SM은 “주주의견 존중을 위해 내부 회의를 거쳐 사측 추천 후보들이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년 개정된 상법에 따라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지배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3%룰’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총괄프로듀서가 SM 지분 18.72%를 가졌어도 그와 특수관계인은 의결권은 3%만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주주들도 표 대결을 해볼만한 상황이 됐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에선 3%룰의 효과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재계에선 지배주주의 경영안정성이 훼손된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앞으로 SM과 라이크기획의 계약이 어떻게 바뀔 지 관심을 모은다. 이성수 SM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와의 계약에 대해 적극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곽 감사가 이끄는 감사위원회는 기업의 재무를 감독하고 특수관계인 거래에 대한 승인을 맡기 때문에 이 계약을 변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주총 결과는 이 총괄프로듀서가 카카오와 진행 중인 SM 지분 매각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총괄프로듀서의 이사회 장악력이 떨어졌고,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이 해지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날 SM의 주가는 주총 소식에 전날 종가 대비 4.9% 높은 8만5600원까지 올랐다가 하락해 전날 대비 2.51% 상승한 8만16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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