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앞둔 안면인식 결제, '인권통제' 중국 같은 부작용 없으려면…

조미덥 기자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의 GS25 월드컵광장점에서 신한카드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 ‘신한 페이스페이’를 시연하는 모습. 신한카드 제공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의 GS25 월드컵광장점에서 신한카드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 ‘신한 페이스페이’를 시연하는 모습. 신한카드 제공

신한카드는 지난해 사용자의 얼굴과 신용카드 정보를 연동해 제휴 가맹점에서 안면인식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 한양대의 편의점에서 시작해 GS더프레시, GS25 일부 매장을 거쳐 올 상반기엔 인천공항 식음매장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본인 확인 후 결제 정보와 얼굴 정보를 1번만 등록하면 이용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도 올 상반기 안면인식을 통한 금융 거래 서비스를 출시하려 하고 있다.

안면인식 기술 상용화가 현실로 다가왔다. 얼굴로 결제하고, 인증서도 대신하는 시대가 시작됐다.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선 안면인식 기술로 전사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2020년 초 급속하게 퍼진 코로나19는 안면인식 기술 발전과 확산의 계기가 됐다. 기업과 기관에서는 마스크를 쓴 상태로 신원을 파악하고 체온을 재는 기기가 필요했다. 덕분에 얼굴을 식별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관련 기기들이 빠르게 보급됐다. 비대면 거래와 무인매장이 많아지면서 안면 인식을 통한 결제도 가시화됐다.

안면인식은 민감한 생체 정보가 바탕이기 때문에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안면인식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국가는 중국이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안면인식 기술이 발전하려면 많은 얼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 하에 14억 인구의 얼굴 정보를 별다른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안업계에선 중국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과도한 얼굴 정보 수집과 인권 통제에 대한 우려가 대표적이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라오듕옌 칭화대 법대 교수가 지난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이 가진 위험성을 지적하며 ‘전 국민에게 전자팔찌를 채운 것과 같은 악효과를 낼 것’이라고 쓴 글이 2시간 만에 삭제되기도 했다.

중국에선 얼굴만으로 손쉽게 결제가 되다보니 얼굴 복제 가면이나 얼굴 사진이 불법 거래된다. 언제 자신의 얼굴 정보가 유출돼 피해를 볼 지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에선 이런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복수 인증을 논의하고 있다. 안면인식과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생성된 QR코드를 함께 요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얼굴 복제 가면 등 도용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적외선 검사나 체온 측정 등으로 실제 사람인지 여부를 추가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얼굴에 대한 정보를 보관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해킹되는 일에 대비해 모든 정보를 암호로 난수화해 보관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국내에선 중국에서 만든 안면인식 기기를 들여와 한국 소프트웨어로 전면 교체하는 일이 많은데, 중국에 개인정보가 넘어간다는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우려들을 고려하면, 국내에선 당분간 한정된 사람과 장소에만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야구장이나 골프장, 자주 가는 슈퍼마켓에 얼굴 정보를 등록하고 그 곳에서만 이를 활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앞선 신한카드의 사용례가 그렇다. 미국 프로야구(MLB) 뉴욕 메츠도 올해부터 야구장을 찾는 관중을 대상으로 얼굴 정보를 사전 등록해 입장 및 동선 안내에 활용하고 있다.

미국에선 뛰어난 기술력에 비해 안면인식 활용이 확산되진 않고 있다. 자신의 생체정보가 다른 곳에 보관되는 것을 민감하게 생각하고, 인종에 따라 안면인식 성능이 다를 경우 인종차별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어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조심스럽다. 안면인식 기술을 개발 중인 한 국내 업체의 임원은 “중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최대한 부작용을 줄이면서 안면인식 기술을 안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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