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인플레이션 (1)

피할 수 없는 ‘위드 인플레이션’ 시대…무엇을 준비할까읽음

이호준 기자

프롤로그

<b>구하기 어려워진 식용유</b>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식용유 매대에 유지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해바라기씨유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이고 최근에는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내 식용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구하기 어려워진 식용유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식용유 매대에 유지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해바라기씨유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이고 최근에는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내 식용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짬뽕 한 그릇에 9000원. 김밥 한 줄에 4800원. 경유 1ℓ에 1975원. 생산자도 소비자도 당혹스러운 요즘 물가다. 인플레이션이 돌아왔다.

출범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정부가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물가 안정’을 꼽은 것은 낯설다. 고속 성장기에 인플레이션 압력은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였지만, 저성장이 일상화된 이후부터는 성장이나 혁신, 미래처럼 정체를 벗어나기 위한 정책들이 언제나 맨 앞을 차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통령과 경제사령탑, 통화정책 수장까지 한목소리로 ‘물가 안정’을 외치는 장면에서 앞으로 한국 사회가 겪게 될 인플레이션 충격이 길고, 만만치 않을 것임을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다.

최근 물가가 요동치는 것은 한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수입하는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고스란히 그 충격이 시장에 전파돼 물가를 밀어올린다. 코로나19로 붕괴된 공급망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물가를 자극할 대외 변수들은 쉽사리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반면 코로나19 여진이 여전해 고강도 긴축을 통한 처방을 내리는 것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긴급하게 재정을 더 풀어 구호해야 할 시점이다. 정체된 임금과 줄어든 소득 등으로 인플레이션의 타격이 서민들에게 집중될 것이 명확한데도, 쉽게 해법을 찾을 수 없는 셈이다.

1970~1980년대처럼 품목별로 가격을 통제하고, 기업들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물가를 억누르는 것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향후 몇 년 동안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한국만 나 홀로 ‘인플레이션 프리’ 생태계를 구축할 수도 없다. ‘위드 코로나’처럼, 앞으로 오랫동안 ‘위드 인플레이션’을 뉴노멀로 받아들여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폭풍 어디쯤에 한국이 위치하고, 앞으로 무엇을 준비할 수 있을지를 4회에 걸쳐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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