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내다보기 겁날 만큼 ‘암울한 세계경제’

반기웅 기자

대외경제연, 4.6%→3.5% 하향

“러·우크라 전쟁 경제 둔화 요인
미국 금리 인상 전 세계 충격파
초불확실성 갈수록 커지는 상황”

글로벌 기관도 줄줄이 하향 조정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5%로 전망했다. 종전 전망치(4.6%)에서 1.1%포인트 끌어내렸다. 우크라니아 전쟁 등 지정학적 충돌과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이 전망치 하락의 주요 요인이다. 글로벌 주요 기관들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면서 글로벌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KIEP는 17일 발표한 ‘2022년 세계경제 전망’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이후 세계경제 회복세를 둔화시킬 것”이라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 전쟁의 장기화,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성장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IEP는 하반기 세계경제의 키워드로 ‘정책 전환기, 경로의 초불확실성’을 꼽았다. 주요국의 통화·방역 정책 변화와 지정학적 충돌로 세계경제 불확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KIEP는 올해 성장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주요 선진국의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4.6%를 제시했다. 김흥종 KIEP 원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지역 봉쇄가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계속돼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지정학적 갈등(전쟁)으로 인한 공급 충격과 수급 불균형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로 대외경제 환경이 대단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미국의 금리가 굉장히 빠르게 올라갈 것이고 결과적으로 다른 나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정학적 충돌이 가져오는 파급효과가 대단히 크기 때문에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충돌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KIEP는 올해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영식 KIEP 국제거시금융실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공격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며 “환율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주요 기관들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내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9%로 유지하던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초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자 전망치를 4.4%로 낮췄고 지난달 전망에서는 3.6%로 내려잡았다. 지난해 12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4.5%로 제시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3월에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1%포인트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세계은행은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4.1%)를 석 달 만에 3.2%로 내렸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등한 식량·에너지 가격이 향후 3년간 상당 부분 유지되면서 1970년대 경험한 스태그플레이션에 다시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 450여개 민간 은행과 투자회사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민간 국제금융기관 연합체인 국제금융협회(IIF)는 “유럽의 경기 침체와 중국 경제의 둔화, 미국의 통화 긴축 정책 등으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세가 저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3월 주요 20개국(G20)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를 4.3%에서 3.6%로 한 달 만에 0.7%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지난해(6.2%)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2.9%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 2.9%는 증권가 평균 전망치와 견줘도 0.4%포인트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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