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가 R&D예산, 재정 여건 감안 24조7000억으로 1.7% 증액하는데…차세대 원전 예산은 50% 이상 늘린다읽음

이정호 기자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에 속도

친환경 수소 관련 예산 0.5% 증가

정부 “원전 예산, 증가율만 클 뿐”

내년 국가 R&D예산, 재정 여건 감안  24조7000억으로 1.7% 증액하는데…차세대 원전 예산은 50% 이상 늘린다

정부가 재정 여건 등을 감안해 내년 국가 연구·개발(R&D) 전체 예산을 올해보다 1% 남짓만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차세대 원자력발전소 관련 예산은 50.5% 증가시킬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중심의 윤석열 정부 에너지 정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2023년도 국가 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마련해 제21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2023년도 주요 R&D 예산 규모는 올해 대비 1.7% 증가한 24조7000억원이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경제 상황을 고려해 예산 규모를 크게 늘리는 대신 한정된 재원을 전략적으로 배분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현시점에서 확실한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 선택적으로 힘을 집중하는 전략을 짰다. 크게 두 분야로 나뉘는데, 하나는 ‘미래 도전적 과학기술’이다. 전년보다 11.2% 늘어난 2조3944억원을 투자한다. 첨단 바이오와 우주·항공, 인공지능·로봇 등 6개 분야다.

또 다른 하나는 ‘초격차 전략기술’이다. 전년보다 7.7% 증가한 1조962억원이 투입된다.

주목되는 건 초격차 기술로 분류된 5개 세부 분야의 R&D 예산 증가율이다. 2차전지 분야 증가율은 31.1%, 반도체·디스플레이는 8.5%, 5세대(5G)·6세대(6G) 통신은 4.3%다. 그런데 차세대 원전 분야의 R&D 예산 증가율은 50.5%에 이른다. 차세대 원전에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제4세대 원자로 등이 포함된다. 새 정부에선 문재인 정부와 달리 원전을 탄소중립에 접근하기 위한 유력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일 경남 창원에 있는 원전 설비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5년 동안 바보 같은 짓을 안 하고 원전 생태계를 더욱 탄탄히 구축했더라면 지금 아마 경쟁자가 전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초격차 기술’로 분류해 놓고도 대표적 청정에너지인 수소의 내년 R&D 예산 증가율은 0.5%에 그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수소 생산과 저장, 충전 기술을 개발해 활용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바탕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수소 R&D의 경우 2021년 증가율이 61.5%, 올해 증가율은 30%였다”며 “효율적인 지출을 추진하다보니 증가율이 적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차세대 원전 R&D 예산 증가율이 50.5%에 이른 것과 관련해서는 “올해 198억원이던 예산이 2023년에 297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라며 “(전체 R&D 예산과 비교해) 총액이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번 R&D 예산 배분·조정안에서 중점 투자 대상으로 꼽힌 세부 분야는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10대 국가필수전략기술’과 대부분 겹친다. 여기에 차세대 원전만 추가됐다. 주 본부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조가 변경됐고 원자력이 중요한 기술로 떠올랐다”면서 “그런 것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향티비 배너
Today`s HOT
한 컷에 담긴 화산 분출과 오로라 바이든 자금모금행사에 등장한 오바마 미국 묻지마 칼부림 희생자 추모 행사 황사로 뿌옇게 변한 네이멍구 거리
이강인·손흥민 합작골로 태국 3-0 완승 젖소 복장으로 시위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
모스크바 테러 희생자 애도하는 시민들 독일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버스
코코넛 따는 원숭이 노동 착취 반대 시위 불덩이 터지는 가자지구 라파 크로아티아에 전시된 초대형 부활절 달걀 아르헨티나 성모 기리는 종교 행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