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기대인플레…7월 4.7%, 두 달 연속 역대 최고

소비자심리지수도 ‘86’ 석 달째 내림세…지수 구성 6개 지표 모두 하락

가파른 금리 인상·경기둔화 우려 겹쳐, 주택가격전망지수 ‘사상 최저치’

소비자들이 주관적으로 전망하는 물가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기대인플레)이 한 달 만에 0.8%포인트 올라 4.7%까지 높아졌다.

소비자들이 물가가 점점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7월 기대인플레 수준과 상승폭은 한국은행이 2008년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고, 컸다.

한은이 27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기대인플레는 6월(3.9%)보다 0.8%포인트 오른 4.7%로 집계돼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2008년과 2011년에도 기대인플레가 4%를 넘은 적은 있었지만, 4.7%보다는 낮았다. 상승폭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까지 유례없이 상승한 데에 주로 기인했다”며 “하반기에도 물가가 크게 낮아지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대인플레는 임금협상, 가격설정, 투자결정 등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에 반영되면서 최종적으로 실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

기대인플레 응답 분포를 보면,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가 6% 이상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24.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5∼6%(19.6%), 4∼5%(17.2%) 등이 뒤를 이었다.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 응답 비중을 보면 석유류 제품(68.0%), 공공요금(48.5%), 농축수산물(40.1%) 순이었다.

다만 응답자의 답변 시점을 감안하면 이달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것)의 영향은 이번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5.1%)도 한 달 새 1.1%포인트 높아졌다. 금리수준전망지수(152)도 전월보다 3포인트 더 올랐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체감 소비심리도 위축되고 경기 진단도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0으로, 1개월 전보다 10.4포인트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5월부터 석 달째 내림세로, 2020년 9월(80.9) 이후 1년10개월 만에 90 아래로 내려왔다. CCSI를 구성하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경기전망 등 6개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특히 향후 경기전망(-19포인트·50), 현재경기판단(-17포인트·43) 등 경기에 대한 지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경기전망지수는 2008년 7월(49) 이후 최저치다.

CCSI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취업기회전망지수(69)는 고용지표 호조에도 향후 경기전망이 나빠진 탓에 17포인트 떨어졌다. 주택가격전망지수(82)는 금리 상승과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등으로 16포인트 내려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