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뚫리면 양돈산업 ‘붕괴’…아프리카돼지열병 남하 중읽음

윤희일 선임기자
돼지를 대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여부를 검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돼지를 대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여부를 검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부터 돼지를 지켜라.”

2019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ASF가 최근까지 이어지면서 추석을 앞둔 양돈 농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추석에는 사람과 차량의 이동이 많아지면서 ASF의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돼지와 멧돼지에게 발생하는 ASF는 폐사율이 100%에 이르는 질병이다.

올해로 4년째를 맞는 ASF는 최초 발생지인 경기와 강원을 넘어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따라 충북 충주·보은으로 확산했다. 이후에는 경북 상주·울진·문경 등으로 퍼졌다. 이들 지역에서는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고 있다. 야생멧돼지에서 발생한 ASF 감염 사례는 무려 2658건에 이른다.

2019년 이후 최근까지 경기, 인천, 강원 지역 양돈농장에서 발생한 ASF 감염 사례는 23건에 이른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18일 강원 양구군에서 ASF가 발생한 바 있다.

이처럼 ASF의 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추석을 앞둔 전국 지자체들이 ASF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양돈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충남지역은 비상대비태세에 돌입했다. 충남에서는 1089농가가 245만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전국 시·도 중에서 양돈 농가와 돼지 마릿수가 가장 많다. 그 중에서도 홍성군에서만 316농가가 64만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다. 전국 시·군·구 중에서 홍성군보다 많은 돼지를 키우는 곳은 없다. 충남이 ASF에 뚫린다면, 국내 양돈산업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올해 들어 홍성과 불과 90㎞ 떨어진 충북 보은의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ASF 바이러스가 양돈단지 쪽으로 접근해 오는 상황이다.

이에 충남도는 강원·충북·경북 등 ASF 발생 및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58개 시·군과는 돼지의 반·출입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력 조치를 취했다. 박양순 충남도 동물방역위생과 주무관은 “ASF 바이러스가 도내로 유입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도는 또 성묘 등을 위해 고향을 방문하는 외지인들이 양돈농가를 방문하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했다. 또 양돈종사자가 산에 들어가는 것도 자제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야생멧돼지 등에 의한 ASF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임승범 충남도 농림축산국장은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발생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전국 최대의 양돈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지자체들도 명절기간을 전후해 도내 축산시설의 방역실태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양돈농가에 대해 일제소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양돈농가에 대해서는 축사의 외부·내부울타리, 입출하대, 물품반입시설 등에 방역시설을 설치하도록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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