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채권 발행에 제동 건 해외 기후단체 “위기 원인은 화석연료 의존 탓”

박상영 기자
포스코홀딩스 54시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포스코 석탄발전 중단’ 퍼포머스를 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포스코홀딩스 54시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포스코 석탄발전 중단’ 퍼포머스를 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해외 기후단체들이 한국전력이 발행하는 채권은 사지 말라는 불매운동에 나섰다. 이들 단체는 늘어나는 한전 적자의 근본적인 원인은 높은 화석연료 의존도에 있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달 말 달러화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겠다는 한전의 계획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7일 기후활동단체인 기후미디어허브에 따르면 ‘톡식 본드 이니셔티브(Toxic Bonds Initiative)’는 최근 블랙록, 뱅가드 등 총 74곳의 글로벌 금융사·기관투자자에 한전 발행 채권을 매입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톡시 본드 이니셔티브는 글로벌 투자자와 금융기관이 화석연료 기반 기업의 채권 매입을 막기 위해 해외 기후단체들이 결성한 단체다.

톡시 본드 이니셔티브는 서한을 통해 “한전의 재정 위기는 화석연료인 석탄과 가스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에서 비롯됐다”며 “한전은 근본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보다 확고한 압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가 서한을 보낸 곳은 기존에 한전이 발행한 채권을 보유한 금융사는 물론, 그간 한전에 지속적으로 변화를 촉구해 온 투자사, 환경 단체들로부터 기후 위기를 부추기는 것으로 지목된 자산 운용사들이 포함됐다. 톡시 본드 이니셔티브는 74곳의 금융기관 및 기관투자자에 23일까지 서한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 한전 채권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투자자에 대해서는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전은 주요 외국계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달러화 채권 발행 주관사 선정에 나섰다. 한전은 지난 6월에도 8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한전은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자금난에 직면하자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전은 올 상반기에만 20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누적 발행액이 60조원에 달한다. 하반기에도 연료비 급등이 지속되면 20조원 규모의 추가 회사채 발행도 불가피하다. 이 경우 회사채 발행한도(91조8000억원)에 근접하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법을 개정해 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한전 산하 6개 발전공기업은 ‘재정 건전화’를 이유로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투자를 대폭 축소하는 계획을 세웠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전사들로부터 제출받은 ‘2022~2026년 재정건전화계획’을 보면 한전 산하 6곳의 발전 자회사들이 2026년까지 최소 2조 1000억원에 이르는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회·매각하는 계획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부발전은 국내 태양광, 연료전지 사업을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 지분투자는 철회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남동발전도 국내 태양광· 풍력과 불가리아 태양광 지분 등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우리 기업들의 국가경쟁력과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며 “윤석열 정부가 오히려 투자를 축소하는 것은 기후위기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까지 포기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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