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공공요금이 끌어올렸다

이창준·이윤주 기자

10월 소비자물가 5.7% 상승

내림세 보이다 3개월 만에 올라
전기·가스·수도료 23% 상승 여파
공공요금 제외 땐 상승률 4.9%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3개월 만에 다시 높아졌다. 정부는 물가 흐름 자체는 정점이 지났다며 향후 상승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둔화 속도가 더딘 탓에 고물가 상황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때문에 이달 한국은행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했다. 전월(5.6%)에 비해 소폭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6.3%를 기록한 후 2개월 연속 하락했으나 다시 상승률이 높아졌다.

이는 지난달 공공요금 인상 조치에 따른 일시적 상승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23.1% 상승했다. 전월(14.6%)에 비해 10%포인트가량 오른 수치다.

지난달 한국전력은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7.4원 올렸으며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주택·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을 MJ(메가줄·가스사용 열량 단위)당 2.7원 올렸다.

전체 물가 상승률에서 공공요금 상승분을 제외하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4.9%까지 낮아졌다. 공업제품 가격은 6.3% 올라 전월(6.7%)에 비해 상승률이 0.4%포인트 낮아졌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5.2% 상승하면서 전월(6.2%)에 비해 상승률이 1%포인트 하락했다.

정부 “정점 지나…더 오르진 않아”
상승 압력 높아 5%대 지속 전망
이달 금통위 ‘빅스텝’ 가능성 커져

정부는 이미 물가 정점은 지났다고 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상승률 감소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한 점도 기저효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금 상황으로 보면 7월이 (물가) 정점일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지는 않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가를 제외한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높다며 한동안 5%대 상승률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지난달에 4.8% 오르며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소위 ‘레고랜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통화당국이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은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돼 왔다. 하지만 10월에 고물가 흐름이 계속되면서 통화당국이 받는 빅스텝 압박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이 금리를 결정할 때 소비자물가보다는 근원물가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며 “이달 0.5%포인트 금리 인상은 확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소비자물가가 내년 1분기까지 5%대, 수요 측 물가 압력을 반영하는 개인서비스 물가는 당분간 6%대의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5% 이상인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의 비중도 지난 9월 51.5%에서 10월 52.2%로 늘어나 광범위한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향후 물가 경로상에는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국내외 경기하방 압력 증대 등이 하방 리스크로, 고환율 지속,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등은 상방 리스크로 각각 잠재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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