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23’의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현지 호텔과 컨벤션센터 등은 사전 행사를 진행하려는 업계 관계자들과 관람객, 취재진으로 북적거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TCL 등 글로벌 가전업체들의 프레스 컨퍼런스가 모두 이날 열렸다. 이들에게 디스플레이 패널 등을 판매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고객사와 국내 언론 대상으로 전시관 투어를 진행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앙코르호텔에 마련한 전시관에는 화면을 접거나 늘일 수 있는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품과 TV용인 대형 QD-OLED 패널들이 전시됐다. 이날 주인공은 단연 폴더블(슬라이더블 포함)OLED였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어떤 폴더블 제품을 내놓는냐를 보면, 향후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패널이 들어간 대표적인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의 ‘갤럭시Z 폴드4’이다. 폴더블 폰에서는 가장 진화한 제품이지만 힌지(경첩) 부분에 약간의 틈이 생기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폴더블 OLED ‘플렉스 인앤아웃’을 새로 개발했다. 접히는 부분에 틈이 생기지 않는 데다, 안쪽으로도 접고 바깥쪽으로도 접을 수 있는 제품이다. 전시관 직원은 “기존 폴드4에서는 디스플레이가 안쪽과 바깥쪽 2개가 있지만, 이 제품은 안쪽에 있는 디스플레이를 밖으로 접으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보다 편리할 뿐 아니라 전체 제작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접을 수도 있고 늘일 수도 있는 ‘플렉스 하이브리드’라는 OLED도 들고 나왔다. 이 제품은 화면 왼쪽에는 폴더블 기술이, 오른쪽에는 슬라이더블 기술이 적용됐다. 왼쪽을 펼치면 10.5인치 화면이 되고, 오른쪽 화면까지 당기면 12.4인치로 늘어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양쪽이 모두 늘어나는 OLED 제품 등도 선보였는데, 평소에는 13~14인치 태블릿 사이즈로 사용하다가 멀티태스킹이 필요하거나 영화나 게임을 즐길 때는 양쪽 화면을 당겨 17.3인치로 늘릴 수 있는 제품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로 스마트폰용 폴더블 제품에 비중을 두었다면, LG디스플레이 전시관은 TV패널용 OLED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에서 국내 언론 대상으로 ‘전시관 투어’ 행사를 열고 3세대 OLED TV 패널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OLED에서는 패널의 유기 발광층에서 만들어지는 빛의 상당량이 패널 내부 반사 때문에 밖으로 나오지 못해 밝기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화소 하나당 수 천개의 초미세 렌즈를 올려 빛을 외부로 방출하는 ‘메타’ 기술을 적용해 현존하는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화면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는 이날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에서 ‘올레드 TV 탄생 1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세계 최초로 OLED 소자를 발견하고 발광 구조를 발명해 ‘OLED의 아버지’로 불리는 칭 탕 미국 로체스터대 및 홍콩 과학기술대 교수는 “OLED TV 경쟁에서 가장 큰 승리자는 LG”라며 “비록 제가 발견했지만, 무수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OLED TV를 생산해 누구나 아름다운 제품을 합리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줘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