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의 비애···쌀 소비량 역대 최저

반기웅 기자

작년 1인당 쌀 소비량 56.7㎏

30년 전 112.9㎏ 대비 반토막

하루 두 공기도 먹지 않는 셈

드라마 <더 글로리>/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넷플릭스

넷플릭스 화제의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한 장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먹던 동은이 도영에게 묻는다.

“왜 안드세요? 편의점 음식 안 드세요?

“그렇다기보단 탄수화물이라.”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사상 최저치인 56.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식단이 서구화하고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탄수화물을 기피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등 달라진 식문화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2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으로 1년 전보다 0.4%(0.2㎏)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연간 쌀 소비량은 1984년 이후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30년 전인 1992년(112.9㎏) 소비량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다만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감소폭은 지난 2020년(2.5%), 2021년(1.4%)에 비해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물가 상승에 따른 외식비 부담과 국·찌개·탕 등 가정간편식 시장 확대로 인한 집밥 수요가 늘고, 쌀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1인 가구의 소비량 감소가 크지 않았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폭 감소 추세가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2017년 쌀 소비량 감소율은 전년 대비 0.2%로 크게 줄었다가 2018년 1.3%, 20191 3.0%로 다시 감소폭이 커졌다.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55.5g으로 1년 전보다 0.2%(0.3g)줄었다. 밥 한공기에 쌀이 90g이라고 할 때 하루에 두 공기를 채 먹지 않는 셈이다. 하루 쌀 소비량은 2013년 184.0g에서 2020년 160g 아래로 떨어지는 등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사업체부문(식료품·음료)에서 제품 원료로 쓰이는 쌀은 총 69만1422t으로 전년보다 1.7%(1만1265t) 증가했다. 즉석밥·냉동식품 등 식사용 조리식품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식사용 조리식품 수요는 1년 전보다 27.2% 증가하는 등 최근 4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장류와 당류, 곡물 가공품(누룽지 등) 수요는 전년 대비 5% 이상 늘어났지만 면류(-8.3%)와 주정용(-20.6%)은 줄었다.

보리·콩·밀가루 등 기타 양곡의 1인당 연간 소비량도 줄고 있다. 지난해 1인당 연간 기타 양곡 소비량은 8.0㎏으로 1년 전보다 2.4%(0.2㎏)감소했다. 양곡별로는 밀가루(-0.9㎏)와 잡곡(-0.9㎏) 소비량은 전년 대비 줄어든 반면 보리쌀(1.6㎏)은 늘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통계청의 쌀 소비량 발표에 따라 올해 쌀 수급상황을 다시 추정한 결과 올해 쌀 추정 수요량은 367만t으로 수요에 비해 약 28만t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음달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고 시장격리곡 매입 지속 여부 등 수급 관리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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