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5연속 하향 조정 발표
KDI·IMF 전망치보다 낮아
한국은행이 25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정부는 당초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라 수출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출 감소는 이달에도 계속되고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5%로 전망했으나 이후 발표한 5차례 경제전망에서 계속 하향 조정해 어느새 1.4%까지 낮아졌다. 한은의 새 전망치 1.4%는 국내외 주요 기관이 내놓은 전망치와 비교해볼 때 보수적으로 평가된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5%로 발표했다. 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1%), 피치(1.2%)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한은보다 한국 경제를 더 어둡게 보고 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것은 성장 둔화 흐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한은은 “지난 1분기 소비가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중국 및 정보기술(IT) 수출 부진이 심화하면서 성장률이 소폭의 플러스(전기 대비 0.3%) 전환에 그쳤다”며 “2분기에도 회복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4%에서 2.3%로 0.1%포인트 낮췄다.
한은은 “하반기 이후에는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영향이 나타나고 정보기술(IT) 경기 부진이 완화하는 등 수출이 점차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회복 속도는 애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수출, 설비 투자, 경상수지 전망치도 석 달 전보다 낮춰잡았다. 상품 수출은 증가율이 0.5%에서 0.4%로 축소되고, 설비 투자는 감소율이 3.1%에서 3.2%로 확대된다고 봤다. IT 경기 부진, 반도체 기업의 투자 축소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260억달러에서 240억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봤다. 1년 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680억달러)와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경상수지도 5회 연속 하향 조정됐다. 민간소비(2.3%), 소비자물가(3.5%) 상승률은 석 달 전과 전망치가 같았다.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것은 일자리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당초 13만개에서 25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