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출제위원” 거짓 광고…메가스터디 등 9곳 과징금 18억

반기웅 기자
서울 서초구 효령로 (주)메가스터디 본사. 서성일 선임기자

서울 서초구 효령로 (주)메가스터디 본사. 서성일 선임기자

메가스터디·대성·이투스 등 대형 입시 사교육업체들이 허위·과장 광고 행위를 벌이다 적발돼 18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게됐다. 이들 업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제를 낸 적이 없는 강사를 ‘전직 수능 출제위원’으로 속여 수강생을 끌어모았고, 수강생·합격자 수 등 학원 실적도 부풀려 광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9개 대형입시 사교육업체(5개 학원사업자·4개 출판사업자)의 부당 표시·광고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8억3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5개 학원사업자는 디지털대성·메가스터디교육·에스엠교육(송림학원)·이투스교육·하이컨시(시대인재학원)가 포함됐다. 4개 출판사업자는 메가스터티·브로커매쓰·이감·이매진씨앤이(상상국어평가연구소) 등이다.

이매진씨앤이의 집필진 경력 관련 교재 표시내역. 공정위 제공

이매진씨앤이의 집필진 경력 관련 교재 표시내역. 공정위 제공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사교육 업체들의 거짓·과장 광고 중 집필진의 경력을 거짓으로 표시·광고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적발된 9개 업체 중 6개 업체가 이에 해당했다. 메가스터디는 집필진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 모의고사에 참여한 경력만 있어도 수능·평가원 모의고사 경력이 있다고 표기했고, 검토위원 경력만 있어도 출제위원 경력이 있다고 거짓 광고했다. 이매진씨앤이는 교재 저자의 수능 출제위원 참여 경력이 8회에 달한다고 광고했는데, 실제 참여 경력은 3회에 불과했다. 이투스교육 역시 교재 저자가 수능에 7번 참여한 출제위원이라고 광고했지만, 실제 수능 출제위원 참여경력은 3회에 그쳤다.

시대인재 학원의 전속 강사가 설립한 브로커매쓰는 ‘교육과정평가원과 여러분을 은밀하게 이어주는 수능수학 브로커’라고 광고했지만 평가원 관련 경력은 전혀 없었다. 평가원 시험 출제위원으로부터 자문을 받았다던 메가스터티교육의 광고는 거짓이었고, 수능출제 경험자 집단이 모의고사 문항제작에 참여했다는 이감의 광고 역시 허위 광고로 확인됐다.

김정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수능 출제위원 경력은 비공개하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광고에 활용했고, 사실이 아닌 부분을 과장하면서까지 광고에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집필진의 학력도 부풀렸다. 이감은 자사 모의고사가 16명의 박사급 연구진에 의해 집필됐다고 광고했지만, 실제 박사경력을 가진 연구진은 1명에 불과했다. 이매진씨앤이도 서·연고대 박사, EBS 교재 집필진, 수능 출제위원 등의 경력을 갖춘 40~60명의 출제위원단이 모의고사를 만들었다고 광고했는데, 실제 해당 경력을 갖춘 출제위원은 7~17명 뿐이었다.

수강생과 합격자 수, 성적향상도 등 학원의 실적 부풀리기도 만연했다. 하이컨시는 ‘시대인재N 학원’ 재수종합반 원생을 모집하면서 의대합격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재원생 수를 근거로 ‘메이저의대 정시정원 2명 중 1명은 시대인재N’ 등의 문구를 앞세워 실제 의대 진학 실적인 것처럼 둔갑시켰다.

디지털대성은 ‘성적향상에 가장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선생님은 누구입까’ 등 응답자의 주관적 판단을 물어본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실제 성적향상 정도가 1위인 것처럼 광고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매년 현장 수강생 50명 이상 합격’ 강의라고 광고했지만, 실제 합격생은 매년 최대 15명에 불과했다.

하이컨씨의 의대진학생 수 관련 홈페이지 광고 내역(일부 예시). 공정위 제공

하이컨씨의 의대진학생 수 관련 홈페이지 광고 내역(일부 예시). 공정위 제공

환급형 상품의 거래조건을 기만적으로 광고한 행위도 적발됐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일정 조건을 달성하면 구매 금액을 환급해 주는 환급형 패스 상품을 판매했다. 환급해줄 때 제세공과금, PG사 수수료, 교재 캐시 제공 금액 등을 공제하고 환급해 주면서도 광고에는 ‘0원’ ‘100% 환급’ 등의 문구를 사용해 구매 금액 전부가 환급되는 것처럼 표기했다. 환급조건도 사실과 다르게 광고했다. 대학합격을 조건으로 하는 환급형 상품을 판매하면서, ‘대학에 합격만 하면 환급금이 지급’되는 것처럼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특정시점까지 수강생이 환급대상 대학에 재학 중인 경우에만 환급금을 지급했다. 실제로 매년 100~200명 가량의 수강생들은 재학 여부 확인 시점 이전에 자퇴했다는 이유로 환급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김 국장은 “대입 사교육 시장의 경쟁이 굉장히 과열되면서 수험생을 유인하기 위한 학원이나 출판사 간의 표시·광고마저 부당한 표시·광고 문구를 가지고 경쟁하는 등 뿌리 깊은 관행이 고착화된 양상”이라며 “앞으로도 사교육 시장에서의 부당한 광고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법사항 적발 시 엄중히 제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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