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70배’ 절대농지 개발 가능…‘많이, 빨리’ 풀라는 정부

이호준·윤지원 기자

토지이용규제 개선안 내용

환경적 보전 가치 높은
1·2등급지 규제 없애고
해제 심의 1년 내로 단축
울산·창원 개발 빨라질 듯

“투자 가용지 확대” 목적
등급 설정 기준 완화하고
자투리 농지 대대적 정비
농지 체류형 시설도 허용

정부가 21일 발표한 ‘토지이용규제 개선 방안’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해제 권한을 확대함으로써 가급적 많이, 빠르게 규제를 푸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전국적으로 여의도 70배 규모에 달하는 절대농지에 대한 개발 길을 터주는 한편 농막 대신 농촌에서 임시 체류가 가능한 주거시설인 ‘농촌 체류형 쉼터’도 도입된다.

통상 그린벨트는 광역도시계획에서 정하는 해제 가능한 총량 범위 내에서만 풀 수 있었다. 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전략사업을 추진할 때는 해당 면적을 해제 총량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지난해 정부는 ‘국가주도사업’ 추진 시 해제 총량에서 제외토록 한 바 있는데, 1년 만에 지자체가 주도하는 지역전략사업까지 예외 인정폭을 더 넓힌 것이다.

환경적 보전 가치가 높은 1·2등급지에 대한 규제도 없앤다. 1·2등급지는 그린벨트 가운데서도 보전 가치가 높아 원칙적으로 어떤 형태의 개발사업도 불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1·2등급이라도 비수도권에서 국가·지역전략사업을 추진할 때는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다. 조건은 붙는다. 해제된 면적만큼 신규 대체 그린벨트를 지정하도록 만들어 1·2등급 전체 그린벨트 총량을 맞춰야 한다.

그린벨트 해제까지 걸리는 시간도 대폭 줄인다. 지역전략사업이 국무회의 및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해 최종 선정되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사전 협의를 최소화해 지자체가 그린벨트 해제를 신청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심의를 끝내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울산을 비롯해 경남 창원 등이 대대적인 해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지역은 그린벨트 가운데 1·2등급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는다.

그린벨트 등급을 설정하는 환경기준도 달라진다. 기존의 환경평가는 표고·경사도·농업적성도·임업적성도·식물상·수질 등을 평가해 1~5개 등급을 매겼다. 개별 평가 항목 중 한 개라도 1등급이 나오면, 다른 항목 평가 결과와 무관하게 종합 등급이 1등급이 돼 개발이 불가능했다. 정부는 “투자 가용지 확대를 위해 지역별 특성에 맞게 환경등급을 조정,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농업진흥지역은 농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보전하기 위해 우량농지로 지정된 땅이다. 과거에 절대농지처럼 농사를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될 수 있도록 묶여 있는 땅으로 전국적으로 98만㏊가 있다.

다만 도로나 택지, 산단 개발 등으로 인해 개발지역에 포함되지 못한 자투리 농지(3㏊ 이하 소규모 농지)가 발생하면서 크기와 모양 등이 영농지로 활용하기에 부족한 경우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하는 제도가 있어왔다. 자투리 농지 규모는 전국적으로 약 2만1000㏊로, 여의도 면적의 70배에 달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자투리 농지에 대한 농업진흥지역 해제를 농림축산식품부에 신청하면 농식품부가 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인데, 정부는 상반기 내 소규모 농업진흥지역 정비 계획을 마련해 이들 자투리 농지 정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농업진흥지역 해제가 전체 농지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시민이 농촌에서 주말 등을 보낼 수 있도록 임시 체류가 가능한 ‘농촌 체류형 쉼터’도 도입된다. 현재 주말농장 등의 목적으로 농촌에 거주하지 않는 도시민도 농지를 최대 0.1㏊까지 보유할 수 있지만, 주말 농장에 농막(농업용 창고시설)을 놓고 임시 체류가 가능한 주거형으로 꾸미는 것은 불법이다.

정부는 ‘5도 2촌’(5일은 도시, 2일은 농촌) 등 도시민들의 도농 복합생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해 이 같은 불법 농막 대신 합법적인 주거 시설을 허용할 계획이다.

컨테이너 등을 다층 구조로 쌓아 올리는 농업시설인 수직농장의 농지 설치도 허용된다. 수직농장은 실내 다단구조물에서 작물을 생산하는 차세대 식물생산 시스템으로, 현재 허가를 받아 일정 기간 동안만 농지에 설치할 수 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수직농장의 사용기간을 확대하고, 모든 수직농장이 일정 지역 내에서는 별도 제한 없이 설치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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