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개인정보 수집·처리에 관한 민원이 제기된 ‘월드코인’에 대해 4일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월드코인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만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개발한 가상자산이다. 월드코인 프로젝트의 핵심은 실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계정인 월드 아이디(ID)다. 홍채 인식 기구 ‘오브(Orb)’를 통해 개인의 홍채를 데이터화해 블록체인에 연결하고, 실제 사람인지 확인되면 월드 ID가 생성된다.
올트먼과 월드코인 공동 창립자인 알렉스 블라니아는 온라인에서 인간과 AI를 구별하려면 개인 디지털 신원이 중요하다고 보고 월드코인을 개발했다. 최근 AI 투자 붐에 힘입어 월드코인 가격이 오르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월드코인 관계사가 현재 한국 내 10여개 장소에서 얼굴·홍채인식 정보를 수집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곳에 비치된 홍채 인식 기기 ‘오브(Orb)’를 통해 본인의 홍채로 살아있는 인간임을 증명하면 가상자산 지갑(월드앱)에 바로 10WLD가 지급된다. 이후 2주마다 3WLD를 지급받아 1년간 총 76WLD를 받게 된다. 4일 기준 1WLD 시세가 약 1만1000원 점을 고려하면 80만원 넘는 돈을 얻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월드코인에 대해 출시 전부터 보안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홍채 인식 정보가 유출돼 개인정보가 도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오브 기기 담당자의 로그인 정보가 빼돌려지거나, 암시장에서 월드 ID가 거래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민감정보 수집·처리, 개인정보의 국외 이전 등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위반 사항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홍채는 고유성을 식별하는 생채 인식 정보여서 민감 정보 수집 절차에 따라 개별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월드코인은 수집이용 목적 서술이 간략한 데다 영문으로 되어 있다. 또한 오브 기기를 한국 바깥으로 유출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국외 이전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도 살펴볼 지점이다.
개인정보위는 전반적인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들여다보고,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관련 법규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