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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의 ‘육상 오염물질’ 정화 능력, 국내 연구진 최초 규명

안광호 기자

대형저서동물·염생식물 갯벌, 육상 오염물질 농도 최대 67% 감소

퇴적물 안팎 활동·서식하면서 오염물질 분해…완전 정화기간도 짧아

경남 마산만 봉암갯벌 전경. 김태우 박사 제공

경남 마산만 봉암갯벌 전경. 김태우 박사 제공

갯벌에 사는 동·식물이 육상의 오염물질 분해를 촉진시켜 정화 효과를 높인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확인했다. 갯벌의 탄소흡수능력, 서식처 기능 등에 관한 국내·외 연구는 있었지만, 갯벌의 정화능력을 수치로 분석해낸건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서울대에 따르면 지구환경과학부 김태우 박사(제1저자)와 김종성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하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캐나다 서스캐처원 대학, 군산대 등이 참여한 산학연 공동 연구팀은 국내 대표적인 내만형 갯벌(내륙 깊숙이 들어온 나선형 형태의 갯벌)인 경남 마산만 봉암갯벌의 정화능력을 평가한 결과를 공개했다. 봉암갯벌은 도심과 가까워 오염물질 유입에 취약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연구팀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봉암갯벌에 설치한 총 4개 유형의 실험구들에서 일어난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결과를 분석했다. 실험구 유형은 오염된 퇴적물, 퇴적물·대형저서동물, 퇴적물·염생식물, 퇴적물·대형저서동물·염생식물 등 4가지다. 안산 시화호에서 가져온 오염 퇴적물에 대형저서동물(고둥류·조개류·갑각류 등), 염생식물(갈대 등) 등을 유형별로 혼합한 후 변화를 관찰·분석한 것이다. 퇴적물 내 오염물질은 석탄과 석유 등을 태울 때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이자 대표적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s), 계면활성제에 주로 사용되는 알킬페놀류(APs), 미세플라스틱이 분해돼 생성되는 환경호르몬 스티렌올리고머(SOs) 등이다. 모두 육상에서 흔히 발생하는 대기·환경·수질 오염물질이다.

분석 결과 갯벌 자연 상태에서 60일이 경과된 후 실험구의 평균 오염물질 농도가 최소 57%에서 최대 67%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PAHs는 최초 시점 2450 ng g-1(퇴적물 1그램 당 나노그램, 나노그램·10억분의 1그램)에서 1016 ng g-1로 58.5% 감소했고, APs는 2150에서 920으로 57.2%, SOs는 550에서 183으로 66.7%로 각각 감소했다. 시화호 오염 퇴적물의 잠재독성도 최대 90% 감소했다. 김태우 박사는 “동·식물이 함께 섞인 실험구에서 오염물질 농도와 잠재독성이 최대치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대형저서동물군과 대형식물군이 퇴적물 안팎으로 활동하고 서식하면서 오염물질 분해를 촉진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련한 예측 모델 결과에서는 동·식물이 없는 실험구의 오염 퇴적물이 완전 정화되기까지 약 500일이 걸린 반면, 동·식물이 섞인 실험구는 약 300일로 비교적 짧았다. 또 염생식물이 발달한 갯벌에서 저서미세조류(저서생태계의 먹이원) 군집이 빠르게 회복되는 현상도 관찰됐는데, 이는 염생식물 군집지역의 정화능력이 월등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종성 교수는 “갯벌의 오염물질 정화 능력을 정량적으로 평가한 세계 최초의 연구 사례”라며 “간척과 오염 등으로 황폐해진 갯벌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오염물질의 거동 특성 파악과 생태계 회복을 고려한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성과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국제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3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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