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하반기 금리 인하 예단 어려워…아직 금리 인하 깜빡이 켠 상황 아니야”

임지선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인하) 깜빡이를 켤까 말까 자료를 보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들이 지금 가장 고민하고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언제 확신할 수 있을지 하는 것”이라며 “소비자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물가 흐름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통위원들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2월부터 4·5·7·8·10·11월과 올해 1·2월에 이어 10회 연속 동결했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소비자물가 전망이 불확실하고 목표수준으로 갈 것이라는 확신을 하지 못했다며 긴축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 2월과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두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금통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했다. ‘3개월 후 금리 전망’에서 1명은 다른 의견을 내놨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후에도 3.5%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나타냈고, 나머지 한 분은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놓아야 한다는 견해였다”고 전했다.

하반기 금리 인하 여부, 소비자물가에 달려

이창용 한은 총재 “하반기 금리 인하 예단 어려워…아직 금리 인하 깜빡이 켠 상황 아니야”

이날 기준금리 전망 관련해 지난달만해도 ‘상반기 인하 불가’에서 ‘하반기도 예단 어렵다’는 내용으로 신중론이 더 짙어진 배경에는 농산물과 유가가 끌어올리고 있는 ‘물가’가 자리잡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물가’를 수차례 언급했다. 그는 농산물과 유가 상승으로 “단기적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반기 금리 전망을 묻자 “지금 상황에서는 하반기 금리 인가 가능성에 대해서 예단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농산물, 유가, 특히 유가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다시 안정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반기 월평균으로 2.3% 정도까지 간다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반면에 2.3%로 가는 경로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최근 ‘금사과’ 등 농산물 가격 상승을 두고 “금리로 잡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보조금) 정책을 계속할지 아니면 농산물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일부 문구를 두고 ‘한은이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다’는 해석도 나오자 이 총재는 “아직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깜빡이를 켰다는 건 차선을 바꾸려고 좌회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는 것인데 지금 상황은 자료를 보고 깜빡이를 켤까 말까 생각하고 있는 중으로 판단해달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오는 5~6월 경제 지표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물가와 성장률 전망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5월 경제전망 등을 통해 계속 점검하면서 앞으로의 통화정책 운용 방향을 판단해나겠다”면서 “섣불리 금리를 움직였다가 또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기 때문에 5, 6월 전체적인 세계경제, 다른 중앙은행의 결정 등을 보면 조금 더 명확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은 전망은 국제유가 80달러 초중반대에서 형성된 수치로 유가가 더 오르면 전망치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이 총재는 또 ‘6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보다 먼저도 아니고, 뒤도 아니다”면서 “미국이 피벗 시그널을 준 상황에서는 이제 국내 물가 상황에 대한 고려가 더 크기 때문에 이제는 독립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미국이 통화정책 전환 신호를 지난해 말부터 줬다”면서 “ECB(유럽중앙은행)의 6월 인하 고려와 스위스 인하는 이미 미국이 통화정책 전환 신호를 준 영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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