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새 반도체 수장에 전영현 부회장…전격 교체 배경은 ‘실적’

김상범 기자
경계현 삼성전자 신임 미래사업기획단장(왼쪽)과 전영현 신임 DS부문장.

경계현 삼성전자 신임 미래사업기획단장(왼쪽)과 전영현 신임 DS부문장.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수장을 전격 교체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2년 넘게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이끌어온 경계현 사장이 물러나고, 전영현 부회장이 새로 이 부문을 이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반도체 적자를 본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사업에서도 경쟁사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반적인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쇄신성 인사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21일 DS부문장에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위촉했다. 2022년부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을 맡아온 경 사장은 3년의 공식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경 사장은 전영현 부회장이 맡던 미래사업기획단장과 삼성종합기술원(SAIT) 원장을 겸임하게 된다.

정기 인사철도 아닌데 갑자기 이뤄진 이번 인사를 두고,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반도체 사업의 위기감을 반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무려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으면서 D램 등 메모리 사업이 덩달아 부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22년 연말 메모리 업계가 잇달아 감산에 돌입할 때 삼성전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지난해 상반기 뒤늦게 동참했다. 그러면서 재고 부담이 한층 무거워지는 등 경영 판단에서 수차례 ‘미스’를 냈다는 평가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뒤처진 점도 삼성전자에는 뼈아픈 대목이다. D램 여러 장을 쌓아 만든 HBM은 초고속·고성능 메모리가 절실한 AI 분야에서는 ‘필수재’로 꼽힌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분야에서도 삼성전자는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DS부문은 2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며 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전반적인 메모리 업황이 ‘업턴(상승세)’으로 돌아선 데 따른 반사효과일 뿐,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따라서 경 사장 인사는 표면적으로 보면 부진한 실적에 책임을 묻는 경질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경질이나 좌천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위기는 현 경영진의 실책뿐만이 아니라 메모리 시장이 한창 호황을 구가하던 2017~2018년에 미래 준비를 제대로 해 놓지 않은 전임 경영진의 실책도 한몫한다는 내부 시각도 강하다.

경 사장은 스스로 부문장에서 물러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 사장은 이달 초 사내 경영설명회에서 “AI 초기 시장에서는 우리가 승리하지 못했다. 2라운드는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며 의지를 드러냈지만, 전폭적인 쇄신을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앞선 것으로 보인다.

전영현 신임 부문장은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기술통’이다.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해 D램·플래시 개발, 전략마케팅 업무를 거쳐 2014년부터 메모리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이어 2017년부터 5년간 삼성SDI에서 대표이사를 수행한 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합류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가전·모바일을 담당하는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의 투톱 체제에서 ‘한종희-전영현’ 체제로 전환한다. 삼성전자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전 부회장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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