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삼성에 특허소송 건 전직 임원에 “재소송도 불가” 철퇴 내린 미 법원

노도현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한수빈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한수빈 기자

삼성전자 전직 임원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에서 제기한 특허소송에서 현지 법원이 “부정한 방법이 동원됐다”며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동부지법은 삼성전자의 특허 분야 수장을 맡았던 안승호 전 부사장이 설립한 특허 에이전트회사 시너지IP와 특허권자인 테키야 LLC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무선이어폰과 음성인식 관련 특허침해소송에 대해 기각 판결을 했다.

엔지니어 출신 미국 특허변호사이자 2010~2018년 삼성전자 IP(지식재산권)센터장을 지낸 안 전 부사장은 2019년 7월 삼성전자를 퇴사하고 이듬해 6월 시너지IP를 설립했다. 시너지IP와 테키야는 2021년 11월 미 법원에 “삼성전자가 테키야의 오디오 녹음 장치, 다중 마이크 음향 관리 제어 장치 특허를 무단으로 갤럭시 S20 시리즈와 갤럭시 버즈, 빅스비 등에 활용했다”며 소송을 냈다.

이날 공개된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안 전 부사장 등이 불법적으로 삼성전자의 기밀자료를 도용해 소송에 나섰다고 봤다. 소송 자체가 불법적으로 제기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소송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명시했다.

판결문에는 이들이 이전 부하직원이었던 삼성전자 내 특허 담당 직원과 공모해 소송 전후 테키야 관련 중요 기밀자료를 빼돌려 소송에 이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자료 주요 내용을 소송자금 투자자와 테키야 측 특허소송 로펌 등에 공유하고, 공동으로 자료를 적극 활용해 소를 제기한 사실도 적시됐다.

특허 전문 판사인 로드니 길스트랩 판사는 “안 전 부사장이 도용한 테키야 현황 보고 자료는 테키야 소송 관련 삼성전자의 종합적인 전략을 포함하고 있어 소송의 승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문서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증언 녹취 과정에서 부정 취득 사실 등을 부인하고, 관련 증거를 없애기 위해 ‘안티 포렌식 앱’을 설치하는 등 위증과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

법원은 안 전 부사장이 삼성전자의 내부 기밀정보를 활용해 소송을 유리하게 진행한 행위는 변호사로서 삼성전자에 대한 성실 의무 등을 위반했다고 봤다. 안 전 부사장 등이 삼성전자 재직 당시 회사 지원으로 미국 로스쿨 유학을 떠나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혜택을 받은 점도 지적했다.

법원은 이들의 행위를 “부정직하고, 불공정하며, 기만적이고, 법치주의에 반하는 혐오스러운 행위”라고 명시했다. 삼성전자의 기밀정보 악용으로 삼성전자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고도 적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안 전 부사장은 한국 검찰 수사도 받고 있다. 법원은 이들의 행위가 미국 캘리포니아·뉴욕주 변호사협회 윤리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도록 판결문을 전달하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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