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주최 토론회서 “정부 세금 정책 거대한 퇴행” 쓴소리

김윤나영 기자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왼쪽 네 번째)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여섯 번째)이 국회에서 열린 ‘22대 국회 조세재정분야 입법 방향 모색 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향신문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왼쪽 네 번째)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여섯 번째)이 국회에서 열린 ‘22대 국회 조세재정분야 입법 방향 모색 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향신문

국민의힘이 야당과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윤석열 정부 조세·재정 정책에서 거대한 퇴행이 일어났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윤석열 정부가 부자 감세에 몰두하고 복지는 홀대했다는 것이다. 정부·여당이 내년도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추진하면 안 된다는 조언도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김상훈 국회 기획재정위원장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22대 국회 조세재정분야 입법 방향 모색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발제를 맡은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 들어 고소득자와 대기업에 이익을 주는 감세로 복지와 지출이 줄어들었다”며 “조세·재정 정책의 커다란 퇴행이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이 주최자로 이름을 올린 토론회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쓴소리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정 교수는 “윤석열 정부에서 부자 감세로 지난해 11월 기준 약 50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며 “감세의 경제성장·고용효과가 좋다고 보기도 어렵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매우 낮았고 일자리 증가 폭도 작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1.4%를 기록해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든 일본(1.8%)보다도 낮았다. 지난해 일자리는 전년도보다 약 30만 개 늘었지만 청년층(15~29세)과 40대 일자리는 각각 9만7000개, 2만4000개씩 줄었다.

정 교수는 “정부가 2023년 예산에서 복지를 홀대했다”며 “복지의 민영화와 민간 비즈니스화를 추구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지난해 노인복지분야 예산에서 기초연금 자연증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80.9%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보건의료분야 예산은 2022년도 추가경정예산 대비 13.4% 감소했다. 공공보건의료확충 사업은 61.3% 삭감됐다.

민주당이 ‘부자 감세’의 대안으로 주장하는 ‘서민 감세’도 포퓰리즘이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 교수는 “향후 우리 사회는 혁신적 생태복지국가 모델을 지향해야 하고 어떤 형태이든 감세는 포퓰리즘”이라며 “누구나 세금을 내야 하지만 여유 있는 계층이 더 내는 누진적 보편증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소득세율을 전 소득 구간에서 인상하고 비과세 감면을 줄여야 한다”며 “법인세와 부동산세, 상속세와 증여세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복지 재원 확보를 위해 주요 선진국처럼 사회복지 목적세를 거둬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덴마크는 소득세 형태로 노동시장세를 거둬 실업급여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에 쓰고 있다. 프랑스는 일반 사회보장세를 거둬 저소득층의 사회보험료를 충당한다. 일본도 2012년 소비세율을 5%에서 10%로 올리면서 늘어난 세수입을 전액 고령화로 늘어나는 사회보장비로 쓰고 있다. 정 교수는 “한국도 저출생·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복지세 도입을 제안한다”며 “150억원 넘는 자산을 가진 상위 0.1% 최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1%를 거두면 지금 당장이라도 25조원을 더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내년부터 본격 시행을 앞둔 금투세 폐지를 추진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낸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금투세의 원래 취지는 자본소득 과세 정상화”라며 “민주당 정부가 개미투자자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금투세 부과 기준을 (연 금융소득) 5000만원으로 올려버렸고, 윤 대통령이 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한다. 우리나라 조세정책의 후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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