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와 영상통화하려 50만원 썼는데 일방 취소” 팝업 이벤트 피해 주의보

정유미 기자

A씨는 지난해 9월 팝업스토어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와의 일대일 영상통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50만7000원을 주고 포토북을 구입했다. 그러나 며칠 뒤 팝업스토어 사업자는 약속된 아이돌 멤버와의 통화가 불가하다며 영상통화 멤버를 바꾸거나 사인, 폴라로이드 사진 등 상품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같은 해 B씨는 팝업스토어에서 액세서리를 23만9000원에 선결제했으나 해당 상품을 배송받지 못했고, C씨는 팝업스토어에서 모자를 3만9000원에 샀지만 제품이 불량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교환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최근 유통가를 중심으로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팝업스토어 피해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팝업스토어란 팝업(pop-up)과 스토어(store)를 결합한 말로 통상 3개월 이내의 짧은 기간에 운영되다가 사라지는 임시 매장을 뜻한다. 주로 신규 브랜드 출시, 한정판 판매, 이벤트 등의 목적으로 운영된다.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팝업매장과 관련해 접수된 소비자 상담 건수는 모두 27건이었다. 사유는 계약불이행이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품질 불만 5건, 매장 불만 2건, 사후관리 서비스 불만 1건 등이었다. 이 가운데 12건은 피해 구제 신청 절차가 진행됐다.

실제로 소비자원이 올해 1분기 서울시내 팝업 매장 20곳을 조사한 결과, 상품 판매 매장 18곳 중 상당수가 소비자에게 불리한 환불 약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방문 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판매업자가 3개월 미만 운영하는 영업장소에서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할 경우 소비자는 14일 이내에 환불 등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상품을 판매하는 18곳의 환불 관련 약관은 14일 이내 환불 가능한 곳이 1개 업체에 불과했다. 또 7일 이내 환불 가능한 곳은 8곳이었고, 아예 환불이 안되는 매장도 4곳이나 됐다.

반환 제품 훼손에 대한 책임 소재를 두고 다툼이 있는 경우 규정상 입증 책임이 사업자에게 있지만 2곳은 소비자에게 제품 개봉 과정의 촬영 영상을 요구하는 약관을 뒀다. 7곳은 매장 내 교환·환불 규정 안내가 없을뿐더러 직원이 구두로도 이를 설명하지 않았고, 영수증에 적시된 규정과 매장에서 안내한 규정이 다른 곳도 6곳에 달했다. 7곳은 판매 수입 상품 중 한글 표시가 없거나 식품 용기에 식품용 표시나 취급 주의사항이 없는 등 상품 표시 규정을 어겼다.

개인정보 관리도 허술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개인정보의 수집목적, 수집하려는 항목과 보유기간 등을 소비자에게 알려야 하고, 보유기간 경과·처리·목적 달성 등 개인정보가 불필요할 경우 지체없이 파기해야 한다.

하지만 팝업 행사 입장 예약을 위해 고객의 개인정보를 요구한 9곳을 조사한 결과 4곳은 수집하는 개인정보 항목과 보유 기간을 안내하지 않았고 3곳은 임의로 개인정보 보유 기간을 소비자 동의 철회 또는 탈퇴 시로 정하고 있었다. 다른 2곳은 소비자의 동의 없이 초상권을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거나 소비자의 매장 입장 행위를 초상권 사용 동의로 간주한다고 고지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불리한 거래 조건 개선, 상품 표시 사항 누락 방지, 개인정보 수집 및 초상권 사용 동의 절차 개선 등을 사업자에게 권고했다”면서 “후속 조처가 미흡하면 관련 부처에 법 위반 사항을 통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원이 이번에 조사한 서울시내 팝업스토어 20곳은 GRBK그래놀라, NCTWISH, 꾸미버스, 다이노탱, 닥터지, 두껍상회, 맥, 미스터트롯2, 바이레도, 발렌타인, 발렌티노뷰티, 발로란트, 서울라이프, 송글송글찜질방, 수키도키, 엄브로, 여자아이들, 차은우, 커티삭, 키키코리코카페 등이다.

한편 최근 2년간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2.8%(662명)가 상품을 구매한 적이 있고 39.1%(313명)는 이벤트 참여 등을 권유받고 입장했다고 답했다.

소비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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