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배민클럽’ 출시···배달 3사 ‘구독 멤버십’ 경쟁 본격화

남지원 기자
배달의민족 ‘배민클럽’ 출시···배달 3사 ‘구독 멤버십’ 경쟁 본격화

음식배달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배달의민족(배민)이 쿠팡이츠·요기요에 이어 ‘구독 멤버십’ 경쟁에 뛰어들었다. 배달 3사의 멤버십 경쟁이 업계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결과적으로 자영업자·배달기사·소비자가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28일부터 구독제 서비스인 ‘배민클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배민클럽 표시가 있는 가게에서 ‘알뜰배달(배달 동선이 비슷한 주문 건을 라이더 한 명이 배달하는 묶음배달)’로 주문하면 배달비가 무료고, 한 번에 하나씩만 배달하는 ‘한집배달’로 주문하는 경우에는 배달팁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거리에 따른 추가 배달비는 무료다. 가게가 설정한 최소 주문금액만 충족한다면 무료배달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타 쿠폰 중복적용도 가능하다. 배민클럽은 한시적 체험 기간에 별도 가입 없이도 무료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무료체험 기간이 끝나는 시기와 구독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배달플랫폼들의 구독형 멤버십과 무료배달 경쟁은 최근 업계 2위로 뛰어오른 쿠팡이츠가 시작했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부터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회원에게 묶음배달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선언했고 최근 서비스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하며 판을 키웠다.

요기요는 지난달부터 구독형 멤버십 ‘요기패스X’의 구독료를 4900원에서 2900원으로 인하했다. 요기패스X 가입자는 최소 주문금액 없이 무료배달을 받을 수 있다. 요기요는 비구독자가 1만5000원 이상 주문하면 배달비를 받지 않는 서비스도 지난달 시작했다.

업계 2·3위 업체가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자 배민도 반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배민은 쿠팡이 묶음배달을 무료화하자 지난달부터 알뜰배달을 무료화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경쟁업체들이 구독제 서비스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플랫폼이 소비자 대신 배달비를 내는 무료배달이 지속가능할지를 고민하다 배민클럽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3사의 구독제 멤버십 경쟁으로 배달앱 시장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 현재 배달앱 시장 부동의 1위는 배민이지만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지난 1월 553만명이던 쿠팡이츠 이용자는 4월 기준 684만명으로 23.6% 늘어나며 요기요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배민 이용자는 여전히 쿠팡이츠의 3배에 달하지만, 숫자 자체는 1월 2244만명에서 4월 2174만명으로 3.1% 줄었다.

고객들이 정기결제를 하는 서비스에서 잘 이탈하지 않는 ‘락인(Lock-in)’효과가 생긴다는 점을 고려하면 멤버십 혜택이 향후 업계 순위를 뒤바꿀 가능성도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e커머스 1위인 쿠팡과 연계됐다는 게 강점이지만, 최근 구독료가 4850원에서 7990원으로 인상되며 소비자들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배민은 추후 배민클럽이 유료화되면 장보기 즉시배달 서비스인 ‘B마트’와 e커머스 ‘배민스토어’ 관련 혜택도 함께 제공해 멤버십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구독제 멤버십 무료배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결국 배달료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자영업자들과 배달기사(라이더)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멤버십 회원 대상 무료배달 가게가 되려면 점주가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내야 하는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이날 자영업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민클럽 때문에 어떨 수 없이 요금제에 가입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수수료 부담을 이기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음식 가격을 올리면 결국 소비자에게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배달기사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배민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배달 플랫폼들의 무료배달 서비스가 라이더 배달료를 삭감시킨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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