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두 달 연속 2%대 상승···‘금배’‘금사과’는 여전

김세훈 기자
지난 3월10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한수빈 기자

지난 3월10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한수빈 기자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이며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다. 다만 과일값 등 신선식품 가격은 여전히 큰 폭으로 올랐고, 석유류 가격도 16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하는 등 물가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 정부는 당초 이달 종료될 예정이던 바나나 등 과일류 28종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올 하반기까지 연장키로 했다.

통계청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상승했다고 4일 발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3.1%) 정점을 찍은 뒤 4월(2.9%)부터 2%대로 내려왔다. 체감 물가를 의미하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올랐다.

다만 밥상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오르며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신선과실(과일) 품목이 39.5% 급등했고, 신선 채소도 7.5% 올랐다. 기상 여건이 나아지면서 채소 출하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서는 8.8% 떨어졌지만, 여전히 1년 전과 비교해서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항목별로 보면 농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9.0% 올랐다. 상승폭은 4월(20.3%)보다 축소됐는데, 이는 정부가 3월부터 긴급가격안정자금을 투입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개입이 없었다면 물가가 더 크게 뛰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배는 1년 새 126.3% 올라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사과는 1년 새 80.4% 올랐다. 올해 출하분이 나오는 가을까지는 이런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귤(67.4%), 복숭아(63.5%), 토마토(37.8%)도 전년 동월 대비 크게 올랐다. 낮은 세율의 할당관세가 적용된 바나나(-13.1%), 망고(-18.8%) 가격은 하락했다.

석유류 제품도 3개월째 오르고 있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3.1% 올라 지난해 1월(4.1%)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수준(두바이유 기준)으로 뛴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 물가도 공공요금 인상 등 영향으로 2.3% 올랐다. 시내버스(11.7%) 택시(13.0%) 요금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역 난방비(12.1%), 도시가스(3%), 전기요금(1.6%) 등 에너지 요금도 오름세를 보였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가 3월에 정점을 찍고 조금씩 안정되는 추세인데 석유가격과 기상 여건 등 불확실성이 커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 가는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바나나·파인애플 등 과일 28종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올 하반기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무 등 농산물 4종에 대해서도 할당관세를 신규 적용·연장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할당관세 품목에) 최근 가격이 급등한 오렌지·커피농축액 등을 추가해 총 19종의 식품원료에 대한 원가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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