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사피온, 리벨리온 전격 합병 추진…“AI 대표기업 만든다”

배문규 기자
사피온과 리벨리온 로고.

사피온과 리벨리온 로고.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과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합병을 추진한다. 리벨리온의 주요 투자사인 KT도 합병에 동의해 신설 법인은 두 거대 통신사를 우군으로 두게 됐다.

SK텔레콤과 리벨리온은 12일 “국내 AI 반도체 기업 간 대승적 통합을 통해 글로벌 AI 인프라 전쟁에 나설 국가대표 기업을 만드는 데 양사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차세대 AI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 시장에서 증명해온 개발 역량과 노하우를 하나로 모아 합병법인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국내 AI 반도체의 빅3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로 꼽힌다. 직원들도 뒤늦게 합병 소식을 접했을 정도로 전격적인 발표다. 최근 리벨리온이 몸값을 2조원까지 평가받으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터였다. 두 회사 수뇌부는 수개월간 비밀리에 합병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I 가속기에 주로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미국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GPU를 대신해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가 나왔는데 이것이 NPU다. 현재 성장 잠재력이 큰 NPU 시장에 삼성전자·퀄컴·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뿐 아니라 국내 스타트업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과 리벨리온은 향후 2~3년을 한국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빠른 합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올 3분기 중에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통합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다만 빠르게 변화하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이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해 리벨리온이 합병법인의 경영을 책임지기로 했다. 대표 또한 리벨리온 박성현 대표가 맡을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합병법인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며, 사피온의 주주사인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도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지분 비율 등 구체적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상장도 계속 추진한다.

리벨리온의 주요 투자사인 KT도 이번 합병에 동의했다. 사피온이 있는 SK텔레콤에 맞서 KT는 리벨리온과 협력해 AI 풀스택(AI 반도체·클라우드 등 인프라부터 AI 응용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것) 전략을 추진해왔다. KT 역시 “기술 주권 확보 및 세계적 수준의 AI반도체 기업 탄생을 위해 이번 합병 추진에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두 회사는 이번 합병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AI를 사업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는 SK텔레콤, KT와 협력할 수 있다는 것도 합병법인의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경쟁이 국가를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는 상황에서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제품의 라인업도 다양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피온은 2016년 SK텔레콤 내부 연구·개발 조직에서 출발해 분사된 AI 반도체 전문기업이다. 2020년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11월 차세대 AI 반도체 ‘X330’을 공개하면서 자율주행, 엣지 컴퓨팅 서비스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2020년 설립된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아톰’을 상용화했으며, 현재 거대언어모델(LLM) 시장을 겨냥한 ‘리벨’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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