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식주 물가, OECD 평균 1.6배···“수입·유통 등 구조 개선해야”

임지선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인들의 의식주 비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평균보다 1.6배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과는 약 3배, 의류도 2배 더 비쌌다. 반면 전기·수도료 등 공공요금은 OECD 평균보다 낮았다. 한국은행은 농산물처럼 구조적 원인으로 가격이 오르는 품목은 수입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18일 ‘우리나라 물가 수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물가 수준은 OECD의 중간 수준이나, 의식주 물가가 55% 더 높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EIU 통계(2023년 주요국 수도 중심)를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다.

의식주로 나눠보면, 의류·신발과 식료품의 가격지수는 OECD 평균보다 약 1.6배 높았고, 주거비는 1.2배로 모두 평균을 웃돌았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사과는 OECD 평균보다 약 2.8배, 감자 2배, 돼지고기 2배, 티셔츠 2배 더 높았다.

반면 공공요금(전기·가스·수도, 대중교통) 가격지수는 OECD 국가 평균보다 27% 낮았다. 택시비는 다른 나라의 0.8배 수준이었으며, 수도요금과 전기료 등은 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낮았다.

한국 의식주 물가, OECD 평균 1.6배···“수입·유통 등 구조 개선해야”

특히 시간이 갈수록 한국의 의식주 필수 생활물가는 더 높아지고, 공공요금 물가는 더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OECD 평균과 비교할 때 한국의 식료품가격은 1990년 1.2배에서 지난해 1.6배로 더 오른 반면, 같은 기간 공공요금 수준은 평균의 0.9배에서 0.7배로 오히려 떨어졌다.

한은은 높은 농산물 가격의 원인으로 농경지 부족과 영세한 영농으로 인해 생산단가가 높고, 유통비용이 높은 데다 수입을 통한 공급도 제한적이라는 점을 꼽았다. 의류도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유통경로가 편중돼 고비용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해결책으로 수입선 확보, 소비품종 다양화, 유통구조 개선 등을 거론했다. 농가보조금 지급 같은 단기책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요금의 단계적 정상화도 주장했다. 한은은 식료품·의류가격이 OECD평균 수준으로 낮아지면 가계의 평균 소비여력이 7% 늘고, 공공요금이 오르면 총소비지출이 3%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은은 특히 식료품 지출 비중이 큰 저소득층의 소비여력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은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초 5.0%에서 올해 5월 2.7%로 낮아졌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은 한은의 금리로 관리할 수 있지만 고물가 자체는 금리 정책으로 해결하기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떠한 구조개선이 필요한지 고민해 볼 때”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금사과’와 ‘대파파동’이 일었던 지난 4월 금융통화회의 직후에도 농산물 수입을 주장했다. 그는 이날 “이대로는 (농산물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수준에서 어느 속도로 개방을 하고, 농가보조를 어느 정도로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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