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상속세율 인하 대신 공제한도 확대 검토···야당도 호응 할까?

김윤나영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재정·세제개편특별위원장이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상속세 및 증여세의 합리적인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송언석 의원실 제공

송언석 국민의힘 재정·세제개편특별위원장이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상속세 및 증여세의 합리적인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송언석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이 상속세 최고세율 대폭 인하 대신 공제 한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현행 50%인 상속세 최고세율을 30%로 낮추려는 대통령실 입장을 당론 입법으로 추진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야당과의 합의 가능성과 세수손실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재정·세제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상속세 개편 방안을 논의했으나 상속세 최고세율 50→30% 인하안을 당론으로 추진할지 결론 내리지 못했다. 송언석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당장 세율을 대폭 인하하는 것은 애로사항이 있어서 결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 17일 “검토안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상속세 감세 폭을 두고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인 것이다.

정부는 세율 대폭 인하 시 세수 부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민의힘 특위 참석자는 21일 통화에서 “기재부 얘기를 들어보니 세율까지 건드리면 세수에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다른 세제와 연결돼 세제 틀을 크게 흔들어야 한다더라”며 “세율은 중장기적으로 조금씩 바꿔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줘, 일단 중산층 상속세 공제 한도를 올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반면 전날 비공개 회의에 참석했던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세율 인상을 중장기적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대안으로 배우자·자녀 인적공제 확대, 현행 5억원인 일괄공제 확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행 상속세법은 상속인에게 2억원을 기초 공제하고 성인 자녀 1명당 5000만원씩, 배우자에겐 5억~30억원의 인적공제를 적용한다. 기초공제와 인적공제를 합쳐도 5억원 미만이면 5억원을 일괄공제해준다. 이 액수만큼은 세금을 매기는 과세표준에서 빼준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특위 위원들은 공제 한도를 전반적으로 올려 상속세 적용 대상을 줄이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세율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 송 위원장은 “세율 조정도 논의해 법안을 낸다면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율 인하, 과세표준 조정, 공제 한도 상향을 한꺼번에 종합적으로 검토할 여지도 있다.

국민의힘이 세율 인하를 당론으로 섣불리 추진하지 못하는 이유는 세수 부족과 야당의 반대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 특위 위원은 “세율까지 건드려 세제의 틀을 크게 흔드는 것보다 가시적으로 빠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원포인트’로 공제 한도를 올리는 안을 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부자 감세’를 비판해온 더불어민주당도 상속세 공제 한도 상향에는 호응할 가능성이 있다. 임광현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지난 4일 “집 값이 올라 상속세 대상이 된 중산층의 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미세 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상속세 일괄공제 한도 상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2022년 상속세 대상자가 늘어난 만큼 상속 재산가액 5억∼10억원 사이 과세 대상자들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상속세 공제 확대도 세수 감소를 불러온다는 점은 논란거리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지난해 12월 ‘상속세제 과세방식별 공제제도 비교연구’ 보고서를 보면 상속세 기초공제를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리고 배우자 공제도 2배로 확대하면 9896억원의 세수가 줄어든다.

정치권에서도 ‘묻지 마’ 감세 기조에 대한 자성이 나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중산층의 상속증여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줄여주자’ 다 타당한 말이고 언젠가는 해야 하지만 감세도 때가 있는 법”이라며 “가뜩이나 세수가 줄어드는 마당에 계속 감세만 외쳐대면 윤석열 정부나 민주당이 약속한 수많은 사업들은 무슨 돈으로 할 것이며 복지는 무슨 돈으로 할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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