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법인세 ‘중간예납 의무화’ 검토…세수 오차 줄일까

박상영 기자

기업 세액 일부 미리 내는 제도

세수 추계에 혼란…개편 추진

기업 ‘선택권 박탈’ 반발 가능성

정부가 법인세의 일부를 미리 납부하는 ‘중간예납’ 제도 개선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세수 결손의 주요 원인이 법인세인 만큼 오차를 줄이기 위해 중간예납 제도 개편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기업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식 대신 정부가 상반기 임시결산 결과를 토대로 세금 납부를 강제할 경우 기업 부담이 커져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간예납을 기업들에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운영하다 보니 세수가 많을 때는 물론이고 적을 때에도 변동성이 확대된다”며 “제도 개선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세수 부족 원인의 절반가량이 기업의 ‘어닝쇼크’(실적 부진)에 따른 법인세 타격 때문”이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중간예납 제도를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재차 강조한 셈이다.

중간예납은 기업이 올해분 세액 일부를 미리 내는 제도다. 기업은 한 해 벌어들인 금액을 바탕으로 이듬해 3월 법인세를 납부한다. 법인세를 한 번에 내는 것이 부담일 경우에는 상반기에 벌어들인 금액에 대해 8월에 법인세를 내는 중간예납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때 기업은 두 가지 중간예납 방식을 택할 수 있다. 1∼6월 중간결산 결과를 토대로 세금을 납부하거나, 전년도 납부한 법인세의 절반을 내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에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식이 세수 추계에는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전년도에 낸 법인세의 절반을 납부하고, 경기가 나쁠 때는 1∼6월 중간결산 결과를 바탕으로 내기 때문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내는 세금은 결과적으로 같지만, 기업은 경기가 좋으면 다른 곳에 투자하기 위해 세금을 나중에 내려 한다”며 “이 같은 의사결정이 법인세수 예측에는 리스크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정부는 번번이 법인세수 예측에 실패했다. 올해 법인세는 5월까지 28조3000억원 걷혔는데 이는 1년 전보다 15조3000억원(35.1%) 줄어든 규모다.

올해 기업들이 전년도 법인세 납부액의 절반을 내는 방식을 택할 경우, 8월에도 법인세수는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정부가 제도 개편을 통해 6개월치 임시결산 납부를 의무화한다면 그해 실적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세수 추계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기업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기업에 선택권을 줬던 이유는 경기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자금 융통도 어렵고, 세무 업무도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은 “세수 상황을 고려해 대기업에는 상반기 임시결산 납부를 의무화할 수 있다”면서도 “중소기업의 경우 비용도 많이 들고 세입 실효성도 크지 않아 보여, 구분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간예납 개편과 함께 정부·여당이 법인세 감면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4%에서 21%로 인하하고, 과세표준 구간을 4단계에서 2단계로 단순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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