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월 금리인하 가능성 공식화···글로벌 통화정책 변곡점되나

임지선 기자    윤지원 기자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음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연준이 9월 금리를 인하할 경우 지난해 7월 이후 이어진 23년만의 최고 수준 금리가 방향 전환을 하는 셈이 된다.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날 일본이 단기 정책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미국이 9월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에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연준은 7월30~3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5.25~5.50%로 8회 연속 동결했다. 한국(3.5%)과의 금리 차이는 2.00%포인트로 유지된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이 기대 경로에 맞춰 둔화하는 가운데 경제 성장세가 강하게 유지되고 고용시장 상황이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금리 인하가 9월 회의 때 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플레이션 지표가 기대만큼 둔화하지 않더라도 물가·고용 두 위험 사이의 균형 등 데이터 전반을 종합 고려해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고도 했다. FOMC는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완화된 수식어를 썼고, 고용에 대한 평가도 “여전히 강했다”에서 “완화했다”고 변경했다. 물가와 고용에 관해 금리 인하 쪽으로 한 발짝씩 다가선 셈이다.

연준은 지난해 7월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16개월에 걸친 11회 인상 행진을 마무리했다. 이후 금리는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경우 14개월 만에 첫 방향 전환이 된다. 앞서 일본은행은 단기 정책금리를 4개월 만에 0.25% 정도로 인상하기로 했다. 반면 세계적인 고금리 현상을 주도했던 미국은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글로벌 통화정책의 변곡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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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은 한국은행으로 쏠린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켠 상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온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국내에서도 금리를 내릴 환경은 갖춰진 셈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이 9월 금리를 인하한 뒤 10월에 한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99포인트(0.25%) 오른 2777.68에 상승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으로 엔화 강세 영향까지 더해져 강세를 나타냈다. 3년물 국고채 금리도 연 3% 아래로 떨어졌다.

다만 부동산 시장과 가계대출 급증, 외환시장 등을 고려하면 미국에 이어 곧장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이 취급한 가계대출 잔액은 715조7383억원으로 3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7조1660억원)으로 늘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다섯째주(2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28% 상승하며 19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연준의 금리인하라는 전제조건은 갖춰졌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 부담과 원·달러 환율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워 바로 한은의 인하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며 “인하를 하더라도 4분기에 한 차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다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는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국내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중동 불안 재확산, 미 대선 등 불확실성도 큰 만큼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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